중국은 지금 ‘몰카왕국’…14억 인민 프라이버시 침해 심각

허젠(何堅)
2019년 01월 23일 오후 3:01 업데이트: 2023년 08월 26일 오후 9:08

베이징의 여학생 장페이(張佩)는 2018년 2월부터 총 3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2018년 12월 11일 이후 시안(西安) 대학가에서 수많은 학생이 깊은 공황에 빠졌다. 2012년 보시라이 사건이 발생하자, 후진타오는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알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2013년 말 베이징시 국안국 국장의 낙마 이후 시진핑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풀뿌리 민중에서 중국 총서기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신분은 서로 다르나, 하나의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사생활 침해의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2018년 12월 11일, 화상보(華商報)와 펑파이(澎湃)신문 등 중국 매체는, 한 시민의 폭로에 따르면 시안 청베이(城北) 대학가의 한 호텔에서 콘센트 안에 침대 방향으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1200개의 약 14G에 달하는 영상을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캡처

프라이버시 박탈 당한 14억 중국인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떠도는 <옷을 벗지 말라. 침대 쪽에 몰카가 있다>라는 글은 베이징 여학생 장페이(張配)가 당한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18년 2월의 하루는 장페이에게 악몽으로 남았다. 그날 장페이는 남자친구와 호텔에 숙박했는데, 당시 촬영된 몰카가 중국의 음란사이트에 유출된 것이다. 남자친구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별을 통보했다. 그녀는 10개월간 총 3번 자살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글에 따르면 중국에서 장페이와 같은 봉변을 당하는 여학생 수가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2018년 10월, 장기임대 아파트에 반년간 살던 한 부부가 침대 쪽 콘센트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보이지 않는 ‘제3의 눈’ 앞에서 반년간의 부부생활을 생중계한 것이다. 또 다른 부부는 2017년 연초에 별 5개의 펜션에 투숙했는데, 20평 남짓한 방 안에 카메라가 3개나 숨겨져 있었던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중국 모텔 방 안의 화재경보기에 핀홀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 | 인터넷 캡처

인터넷에는 방 안에 카메라가 있는지 검사하는 법 4단계가 널리 공유되고 있다. ‘불을 끄기, 휴대폰 사진기를 켜기, 붉은빛 발견, 카메라가 있음’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몰래카메라도 핀홀 카메라에서 감춤 형으로 세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전된 상태에서도 24시간 이상 지속할 수 있다.

중국에서 몰래카메라 피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매체는 심지어 2017년 웨이보를 통해 어떤 장소가 피해를 입기 쉽고, 어떤 물품에 카메라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은지 ‘교육’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매체의 ‘교육’에 사람들은 오히려 어떤 장소에 있든 몰래카메라가 숨어있는 듯하고, 어떤 물건이든 몰래카메라처럼 보이는 등 불안감만 커질 뿐이다.

중국 당국의 몰카 방지 교육 자료. | 인터넷 캡쳐

이 글은 몰래카메라로 인해 14억 중국인에게 더는 프라이버시란 없다는 무서운 진실을 밝힌 것이다.

시장, 버스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전셋집, 호텔 등 사적인 공간에 이르기까지, 발견하기 힘든 작은 핀홀 카메라에서 종적도 찾기 어려운 감춤 형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몰래카메라 악행이 중국에서 나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몰래카메라는 이미 중국인의 공중 생활에 깊이 침투했기 때문에, 국민은 이 재앙에 화가 나도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몰카 범죄가 만연한 중국 관료사회

더군다나 소시민, 중국 권력자뿐만 아니라 심지어 고위층마저 몰카와 도청을 피할 수 없다.

2012년 왕리쥔(王立軍)이 미국 대사관을 탈출한 이후, 미국은 중국에게 보시라이의 정변 모의에 관한 증거를 중국에 제공해 보시라이가 후진타오 등 중국 고위층을 도청한 사실을 밝혔다.

2013년 말 베이징시 국안국 국장 량커(梁克) 낙마 이후, 그가 이전 저우융캉(周永康)의 명령에 따라 시진핑, 리커창 등 고위 간부를 도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5년 1월 국안부 부부장 마젠(馬建) 낙마 이후에는 그가 전 베이징 부시장 류즈화(劉志華)의 섹스 스캔들 영상 도촬 계획을 주도했고 시진핑 등 고위 관료에 대한 도청 감시를 주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시라이, 저우융캉에서 최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마젠에 이르기까지, 낙마한 고위 관료들은 중국 내부의 부정부패, 타락, 그리고 생사를 건 잔혹한 진상을 폭로했으며, 중국 관료사회의 ‘몰카 유행’에 연관돼 있다.

<남방인물주간(南方人物週刊)>이 2012년 보도한 스캔들에 따르면 치홍(齊紅)이라는 남성이 중국 관료 약 100명의 자가용, 사무실, 침실에서 300개 이상의 도청 및 몰래카메라 장치를 뜯어냈다. 일주일에 가장 많이는 40개를 철거한 적도 있다고 한다.

치홍에 따르면 중국 관료사회에서는 현재 이러한 일을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우나 방에서 거래하는 일이 유행하고 있다. 다들 전라의 상태로 만나야 꼬투리 잡힐 일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료와 장사꾼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서로 포옹을 함으로써 상대가 도청 장치를 숨기고 있는지 살핀다.

미국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PR)의 기자 프랑크 랑피트(Frank Langfitt)는 치홍을 만났다. 그는 35달러로 간단한 도청기 탐지 장치를 구매했다. 그는 한 친구의 사무실에서 이 장치를 사용했는데, 5분 동안 스탠드와 몇 개의 전화, 그리고 팩스 속에서 도청기 몇 개를 발견했다.

관료사회의 몰카 유행이든, 대중이 피해를 받는 몰카 범죄이든, 모두 한 가지 무거운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바로 전 세계에서 통제가 가장 심한 중국 사회에서, 소시민에서 최고 권력자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 중국에서 몰카가 기승을 부리나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몰카 범죄는 명예 훼손에서 심하면 생명의 위협에 이르기까지, 큰 피해를 일으킨다. 중국사회는 몰카 현상에 관해 수년간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당 문화의 세뇌 및 여론의 통제로 인해 중국 사회는 몰카라는 사생활 침해 행위에 대해 대체로 다음 두 가지 관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사람의 어두운 심리를 만족시키는 몰카로부터 이익을 취할 수 있기에 몰카 산업 사슬이 형성된다. 둘째, 다른 국가에서도 몰카가 있다. 이는 세계 어디든 다 똑같고, 중국에서라고 몰카 피해의 해결책은 없으므로 사회가 긴장하게 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몰카 범죄의 배후에는 분명 경제적 이익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그리고 더욱더 정확한 원인은 분명 사람들의 어두운 심리, 그리고 음란한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 국가와 차이를 보인다.

외국의 경우, 중국 매체에서 자주 예시로 드는 한국일지라도, 몰카가 존재하고, 몰카를 통해 사리를 챙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문화에서 사법에 이르기까지 전체 사회 환경이 이런 부도덕한 사생활 침해 행위를 배척하고 규탄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몰카는 더는 부끄러움을 사는 악행이나 다른 사람이 슬쩍 저지르는 행동이 아니라, 방대한 수요를 가지고 사회 전체에 침투한 산업이 됐다.

심지어 몰카(또는 도청)는 중국에서 산업 사슬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병적인 ‘스파이 문화’를 만들어냈다. 정부 관료에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개인에게는 도덕적 반성이 없고, 사회에는 법적 장치가 부재하기 때문에 관음증, 성도착증, 권력다툼 등 어떤 욕망에 기인하든지 간에 누구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이 체계적으로 중국 전통문화와 도덕을 파괴하며 중국 사회는 전 국민이 강도 짓을 하고, 성욕을 방종하며, 극도로 부패에 빠진 시대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는 부지불식간에 몰카(타인의 사생활 침해)라는 욕망의 문을 열어젖혔다. 이렇게 본다면 ‘인민을 대적하는’ 중국 공산당 체제와 ‘법치’는 공공연히 몰카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증거는 정부와 민간에서 몰카를 칭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통치하에 있는 일반인들은 ‘몰카’라고 부르지만, 정부에서는 이를 ‘감시 제어(監控)’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천망공정(天網工程)’ ‘설량공정(雪亮工程)’ ‘평안성시(平安城市)’ 등과 같이 겉만 번지르한 호칭을 사용한다.

중국은 대중을 감시하는 ‘평안성시’ 계획을 토대로 일찍이 2017년 중국 전역에 약 1억7000만개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중 공안 부문이 직접 통제하는 ‘천망(天網)’ 카메라는 2000만 개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심지어 2020년 ‘전역을 덮고, 전체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언제나 사용 가능하며, 전 과정이 통제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감시 통제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대중에 대한 유비쿼터스 감시 감독 실현을 꿈꾸고 있다. 즉, 중국인의 사생활 보호의 권리를 최대한으로 박탈하고자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몰카가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뻔한 결과이다.

중국 당국은 ‘어느 나라나 몰카가 있다’는 여론 선전으로 이러한 스파이 문화를 왜곡해 전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사법 시스템을 이용해 도촬의 길을 엶으로써 중국에서 몰카를 묵인하고, 심지어 종용하는 병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