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체포된 홍콩 활동가 가족들 “생사만이라도 확인” 정보 공개 촉구

류지윤
2020년 09월 21일 오후 3:06 업데이트: 2020년 09월 21일 오후 3:21

대만으로 탈출하려다 체포돼 중국에 구금된 홍콩 민주 운동가 12명의 가족들이 생사확인을 중국 측에 요청했다.

가족들은 20일 홍콩 경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포된 활동가들이 변호인 면회까지 거부당해 생사조차 중국 당국만 알 수 있는 상태”라며 “사망자나 부상자가 있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16세부터 33세까지 남녀 12명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중국 광둥성 남부 해안에서 대만으로 밀항하던 중 중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은 정치적 망명을 위해 대만을 향하고 있었으며, 현재 모두 중국 선전(深圳)의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로 알려졌다.

또한 12명 모두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반(反)정부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경력이 있으며, 10명은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가족들은 “홍콩 정부가 여러가지 핑계로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고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한 활동가의 아버지는 “우리 아들이 돌아오길 원한다. 만날 수는 없어도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사진이나 편지라도 달라”며 호소했다.

가족들은 홍콩 경찰에 체포 일시와 장소, 체포 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체포 당일 레이더 기록을 공개할 것을 홍콩 경찰에 요구했다.

홍콩 경찰은 활동가들이 중국 해역에서 체포됐다고 밝혔지만, 가족들은 중국 해안경비대가 홍콩 해역에 진입해 활동가들을 체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은 이날 “지난달 23일부터 해양교통 기록을 검토했다”며 “중국 해안경비대가 홍콩 해역에 진입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가족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해양경찰의 기록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홍콩 경찰은 중국 본토 사법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중국에 갇힌 활동가들에 대해 아무런 추가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5일 이들이 법망을 피하려 한다면서 중국 본토 법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선전시 경찰은 20일 “체포된 이들은 불법 국경 이탈 혐의를 받고 있다”며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는 이들을 “분리주의자들”이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