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어린이 100명 집단 코피…주민들 “공장 배출가스 때문”

강우찬
2022년 06월 1일 오후 3:36 업데이트: 2022년 06월 1일 오후 7:55

중국 허난성에서 100여 명의 어린이가 집단으로 코피를 흘리는 증상이 발생했다. 주변 방적공장에서 새어 나온 가스가 원인으로 의심됐지만 당국은 문제 없는 것으로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허난성 상추(商丘)시 샤이(夏邑)현에서 어린이 100여 명이 코피를 흘리는 일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민들은 현지 언론에 “2년 전부터 창문을 닫은 방안에서도 강한 자극적인 냄새가 느껴졌다. 특히 밤이 되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10살짜리 딸과 12살짜리 아들이 자주 코피를 흘려왔다”며 “동네에 사는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는 사이현에 위치한 4개의 방적 공장이 지목됐다. 주민들은 에포크타임스에 “밤에 잘 때 플라스틱이 타는 것 같은 악취가 자주 났다”며 “악취가 심해 더워도 창문을 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인후통과 잦은 기침, 콧속 가려움증 등을 자주 느낀다며 “방적공장에서 밤에 몰래 유독가스를 방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지방 당국이 조사에 나섰지만 공장에는 책임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당국은 “기준치 이상의 유해 물질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공장 배출가스 냄새가 자극적”이라며 인근 공장 4곳의 영업을 일시 중단 조치했다.

어린이 100명 집단 코피 발생한 곳은 ‘장수 마을’

샤이현은 인구 120만 명으로 중국에서 ‘장수 마을’로 꼽힌다. 방적공장에서 생산하는 섬유 외에도 수박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국도시환경종합정비 우수지역에 선정되기도 했다.

생활 환경이 우수한 마을로 평가되던 샤이현에서 어린이 100여 명이 집단으로 코피를 흘렸다는 소식에 대해 중국 주요 매체들은 대체로 ‘오염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대형 포탈 신랑망은 기사에서 “일각에서는 환경 오염으로 아이들이 코피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당연히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랑망 기사에서는 “샤이현은 토양과 수질이 잘 보존된 곳”이라며 “식수 96.4%가 약알칼리성이며 우물 98%는 음용 가능한 곳”, “공업으로 인한 토양 오염이 없고 토양 75%가 국가 토양 환경 기준을 충족한 곳”이라는 중국과학원 지리과학·자연연구소 검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가끔 코피가 나는 것은 건조한 공기로 인한 염증, 알레르기, 그 밖의 외상 때문일 수 있다. 다만 집단 코피에 대해서는 진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