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방화벽 우회 기능 TV 셋톱박스 인기..“홍콩 뉴스 많이 본다”

차이나뉴스팀
2019년 08월 13일 오후 8:00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3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중국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 초기부터 검열을 통해 정보를 차단했지만, 최근 들어 돌연 홍콩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홍콩 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중국인들은 당국의 통제를 받는 중국 언론 대신 대만 방송 등 외신을 찾기 시작했고, 인터넷 방화벽을 우회하는 셋톱박스를 설치해 대만 방송을 보여주는 식당까지 생겨났다.

셋톱박스를 설치한 상하이의 한 식당 주인 A씨는 요즘 대만 뉴스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늘면서 장사가 잘 된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토요일에 손님이 가장 많고 특히 송환법 반대 뉴스가 인기라고 덧붙였다.

A씨는 “본토 사람들은 예전부터 대만 뉴스에 관심이 많아서 식사하는 손님들이 때로는 자리를 뜨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공산당 관영언론은 주로 고위층 관련한 정치 뉴스만 보도하지만 대만 뉴스는 국제적인 화제부터 애완동물에 이르기까지 독특하고 다채로운 내용이 많아 인기를 끈다”며 “요즘에는 홍콩 시위 뉴스를 많이 본다”고 귀뜸했다.

대만 공영 통신사인 중앙사(中央社)에 따르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중국 당국은 줄곧 소식을 차단해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홍콩 시위대를 ‘폭력 범죄분자’라고 규정하고 홍콩 시위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보도했다.

홍콩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는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홍콩 시위대를 폭도로 매도하기 시작하자, 오히려 중국인들의 호기심이 발동됐다.

이에 따라 방회벽을 우회할 수 있는 셋톱박스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홍콩 텔레비전 프로그램 유선중국(有線中國)팀이 최근 광저우의 한 전자 상가를 방문했다.

취재팀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우회 셋톱박스 판매점에서 홍콩 방송의 송환법 관련 뉴스를 시청하며 낮은 목소리로 토론하는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상점 주인은 “요즘 뉴스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장사가 잘된다면서 토요일에 사람이 가장 많고 셋톱박스가 잘 팔린다”며 “송환법 반대 뉴스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