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백신 접종한 국가들, 확진자 되레 늘어…불신 증폭

이윤정
2021년 03월 27일 오후 11:30 업데이트: 2021년 03월 28일 오후 10:02

중국이 이른바 ‘백신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중국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여러 나라에서 확진자가 되레 늘고 있어 중국산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인구 약 1800만 명인 남미 칠레는 지금까지 인구의 33%가 백신을 접종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다음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다.

칠레에서는 지난 2월 초부터 중국 시노백(Sinovac)사가 생산한 코로나백(CoronaVac)을 대규모로 접종하기 시작했다.

이후 병상이 부족할 정도로 확진자 수가 늘고 있으며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는 곧 봉쇄될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월 초 4천 건에서 최근 5천 건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7천 명을 넘어 중국산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현지 의사들은 70세 이상의 노인들 상당수가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했으며 최근 젊은 중증 환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미 육군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숀 린(林曉旭)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중공) 당국은 2월에만 2천만 명이 접종했다고 발표했을 뿐 백신의 효과율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숀 린은 “이것은 3상 임상시험 보고서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며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3상 임상시험 인원수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서 시노백이나 시노팜 백신을 지원받은 국가들은 백신의 정확한 효과율 데이터를 중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백신에 대한 불신은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난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지난 19일 시노백 백신을 강력히 추천했지만, 그와 그의 아내는 영국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파키스탄은 2월 초부터 중국산 백신 3종으로 접종을 시작했지만, 현재 3차 펜데믹을 겪고 있다. 임란 칸 총리는 지난 18일 시노팜 백신을 맞은 후 중공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총리가 예방접종 전에 감염됐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중국산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중공은 중국산 백신 보급량을 늘리기 위해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외국인에게 비자 발급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선포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정하오창(鄭浩昌)은 “중공의 백신 외교는 국민의 감시가 부족한 비민주 국가나 민주주의가 미성숙한 국가에서나 먹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하오창은 “백신 접종 후에도 전염병을 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국 백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어쩌면 독재자도 큰 손해를 봤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공의 백신 관리는 일찍부터 악명이 높다. 중공의 악은 본질적인 것으로 바뀌지 않는다. 이런 백신 외교는 결국 벽에 부딪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지난 1월 발표에 따르면 시노백 백신의 예방효과는 50.4%에 불과했으며 현재 일일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세르비아와 헝가리에서도 시노팜 백신을 접종한 후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에서도 시노백 백신 접종을 전면 추진한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최소 7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중풍 등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숀 린은 “가오푸(高福) 중공질병통제센터장도 중국 백신이 2회 접종으로는 불충분하고 세 번째 접종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는 중공 고위층 관리들이 시노백이나 시노팜 백신의 효과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영국·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모더나·화이자·아스트라 제네카·존슨앤드존슨 백신만 접종하면서 일일 확진자 수가 75~90%까지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