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로봇청소기, 중국 서버로 데이터 전송 기능” 대만서 발견

이윤정
2021년 02월 14일 오전 11:38 업데이트: 2021년 02월 14일 오전 11:38

대만에서 중국산 로봇 청소기의 보안 문제가 불거졌다.

대만의 한 엔지니어가 로봇 청소기에서 생각지도 못한 기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대만의 사물인터넷(IoT) 엔지니어인 샘은 중국 브랜드의 로봇 청소기가 중국에 있는 서버에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9일 대만 기진당 천보웨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ICT 제품의 정보보안을 위한 ‘클린 네트워크 인증’ 등을 촉구했다.

샘은 로봇청소기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데이터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가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 있는 서버로 전송된 후 마지막에 중국에 있는 메인 서버로 전송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중국 정권은 기업에 사용자 데이터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로봇 청소기가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로봇청소기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서 중국으로 보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만 기진당 천보웨이 의원(오른쪽)과 사물인터넷 엔지니어 샘(왼쪽) 등이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ICT 제품의 정보보안을 위한 ‘클린 네트워크 인증’ 등을 촉구했다. | NTD 화면 캡처

천보웨이 의원은 많은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로봇 청소기가 바닥을 청소할 때 어느 방향으로 갈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면과 상단에 카메라가 있기 때문”이라며 “집의 내부 구조, 방의 위치 등이 모두 촬영돼 중국에 유출되고 감시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샘은 “이 로봇 청소기를 처음 사용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데 다른 서구 제품보다 2배 더 많은 권한을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이 로봇청소기의 브랜드는 공개되지 않았다.

화웨이, 틱톡 등 중국산 ICT 기기와 서비스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만 정치계와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보 보안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