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19의 또다른 경제 충격…국제 해상운송률 83%로 감소

크리스 스트리트
2020년 02월 14일 오후 1:32 업데이트: 2020년 02월 14일 오후 1:32

뉴스 분석

세계 26개 주요 항로의 선적 평균 가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난해 9월 초부터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달 11일(이하 현지시간) 83% 로 급락해 411달러에 거래됐다.

BDI는 영국 런던의 ‘발틱 해운 거래소’가 산출하는 벌크(건화물선) 운임 지수로 1999년 11월부터 세계 최대 화물선의 운임을 추적하는 해운업의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하고 국제교역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조되던 2019년 9월 4일 BDI는 2518포인트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지연된 무역 휴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이 합세해 세계 공급망을 파괴할 위기에 처했다.

가장 큰 해상 컨테이너선은 에펠탑 8개가량의 강철로 제조됐으며, 20피트 컨테이너(1 TEU)를 최대 2만3756개 적재할 수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수송량의 약 3분의 1이 중국의 긴 1만4500km 해안선을 따라 여러 항구를 통해 흐른다.

2019년 8월 중국 교통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까지 49개 항만의 컨테이너 운송량은 1억327만 TEU로 2018년 1~7월의 운송량보다 4.5% 증가했다. 당시 컨테이너 운송업계는 양국의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 운송량이 증가하고 컨테이너 입찰에 경쟁이 붙을 것을 우려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병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온 중국의 산업이 마비되다 시피하자 상품의 수요 또한 위축되고, 정유공장 가동도 축소됨에 따라 전체 해양 운송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

런던 금융기관 에버코어 ISI의 존 채플 운송 분석가는 바이러스 진압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조한 물류 흐름의 영향으로 모든 운송 부문에서 전례 없는 조치로 (해운업계가) 요금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광석, 원유, LNG 시장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중국은 거의 모든 주요 상품 증가분을 구매하는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해운 전문지 아메리칸 쉬퍼(American Sipper)는 2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 수송선(VLCC)의 예상 임대료가 지난 달에 비해 78% 하락한 2만1900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중동만 항구에 선적된 VLCC 탱크는 8척에 불과했다. 매년 같은 시기에 보통 일주일에 30척과 비교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공동기술위원회는 지난 10일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대응해 하락한 유가를 반전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13개 회원국에 2020년 말까지 석유 생산량을 줄이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컨테이너 운송 자문회사 ‘시 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해운회사들이 단기간 동안 태평양 연안을 항해하는 21척과 아시아-유럽 간 무역을 담당한 10척 등 31척의 해운선 항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수요 흐름이 붕괴위기에 처할 만큼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당사는 컨테이너 운송업자들이 매주 3억5천만 달러의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고 산출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특히, 18만 톤을 운송할 수 있는 대형 화물선 사업에 큰 타격을 가해 지난해 12월 31일 하루 운송비 3224달러(약 380만 원)에서 이달 7일에는 236달러(약 28만 원)가 떨어진 2988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