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바이러스 보균자 3분의 2, 발견되지 않았다” WHO·英연구진

한동훈
2020년 02월 23일 오후 12:18 업데이트: 2020년 03월 5일 오후 1:56

중국을 벗어나 전 세계로 빠져나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균자 중 3분의 2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는 두 달도 안 돼 중국 본토 외 29개 지역 및 국가로 퍼져 총 1000여 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전염병 모델링’을 협업하고 있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진이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의 비행 데이터를 분석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우한에서 출발한 항공편의 승객 수를 기준으로 일부 국가에서 예상치보다 현저히 적은 수의 감염자가 발견됐다.

또한 싱가포르, 핀란드, 네팔, 벨기에, 스웨덴, 인도, 스리랑카, 캐나다 등의 국가는 우한에서 온 승객수에 비해 감염 확진율이 높게 나타났다.

공동 연구원인 크리스틀 도넬리는 싱가포르를 기준으로 우한발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들 중 감염자로 확인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현지에서 사람 간 전파 이외에 중국 본토에서 426건의 바이러스가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를 근거로 “중국 본토에서 이동한 코로나19 보균자 중 2/3가 전 세계 감시 프로그램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보도자료에서 도넬리 연구원은 밝혔다.

중국 밖 감염자의 경우, 중국 본토에서 직접적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돼 감염된 사례는 현재 기준으로 모두 156건이고, 기타는 2차 감염 등 중국 밖에서 전염된 사례다.

이러한 결과는 잠재적으로 전 세계에 사람 간 전파를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이마이 나쓰코 공동 연구원은 “중국 외의 국가나 지역에서 중국 여행 이력이 없고 우한시와의 연계가 없는 사례 보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우리의 분석은 전염병을 성공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각국의 발병 감시와 탐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 취지를 밝혔다.

중국 당국은 전염병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으며 지난달 23일 우한을 봉쇄했다. 그러나 약 5백만 명이 춘절 연휴를 맞아 도시를 이미 떠났고, 다른 도시와 전 세계에서 잠재적인 바이러스 보균자로 경계 대상이 됐다.

이후 세계 각국이 전염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의 여행 제한과 검진 조처를 취했다.

미국은 지난 14일 동안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14일 이내에 중국에 다녀온 미국 시민과 주민, 가족 등에게 선별 검역 및 격리조치가 적용된다.

중국 이외의 경우, 일본 크루즈 확진자 634명을 제외하면 한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고, 미국에서는 34명의 환자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