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UN 침투해 목소리 높이는 전략

이가섭
2020년 05월 22일 오후 2:3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3:18

[에포크타임스=윤승화, 이가섭 기자]

“중국이 UN 내 거의 모든 조직을 통제하려 한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입니다.

중국 공산 정권은 지난 10년 간 공격적으로 중국인들을 요직에 앉히면서 UN 내 통제 정도를 높여왔습니다.

실제로 유엔산하 전문 기구 15곳 중 4곳의 수장이 중국인, 세계보건기구 전 사무총장 또한 중국 국적이었습니다.

유엔 내 핵심 기관 요직에도 중국인들이 앉았는데, 국제사법재판소 부법원장도 중국 대사를 지냈던 중국인입니다.

처음부터 중국 공산당이 UN에서 중국을 대표하지는 않았습니다. 1945년 UN 설립 당시만 해도, 중화민국 정부가 중국을 대표했습니다.

1949년 국공내전으로 대만으로 후퇴한 중화민국은 미국의 지지로 유엔에서 20년 이상 자리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과 가까워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1971년 중공은 중화민국(대만) 대신 유엔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대만 총통 장제스는 탈퇴하면서 “중화민국이 결성을 지원했던 UN은 악의 온상이 됐다. 역사는 중화민국의 철회 선언이 곧 UN의 파괴 선언이 될 것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UN에 대한 중국 공산 정권의 영향력은 명백합니다.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대일로가 대표적입니다.

유엔 정상급 관료들은 일대일로를 지속적으로 칭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일대일로를 두고 “아시아, 유럽과 아프리카를 통해 전세계로 확장되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프로젝트”라고 말했습니다. 

아미나 모하메드 UN 사무차장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한데로 모으고,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며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습니다. 

일대일로가 참여국들을 빚더미에 앉히고 주권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에도 유엔이 지지 목소리를 낸 겁니다.

실제로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았지만 대출금을 갚지 못한 곳은 주요 자산을 볼모로 잡혔습니다. 중국 ‘부채 외교’의 희생양이 된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지난 6년간 일대일로에 참여한 국가와 기구가 150개나 된 것일까요?

중국 총영사는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으로 유엔의 강력한 지원을 꼽습니다.
유엔 요직에 앉은 중국인들 역할이 컸던 겁니다.

2017년 유엔 사무차장에 류전민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임명됐습니다. 그는 유엔경제사회국에 일대일로가 어떻게 유엔개발 목표에 도움을 주는지 연구를 요청했습니다.

연구를 수행한 경제학자 또한 중국인.

결국, 유엔경제사회국 보고서는 일대일로 정신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와 일치”한다며 유리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에 진 빚이 1450억 달러(약177조원)라는 점을 볼모로 잡은 것입니다.

2019년 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으로 전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이 선출됐습니다. 프랑스 언론은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표를 얻기 위해 2억 달러 이상을 사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카메룬에 7천만 달러가 넘는 부채를 탕감해 준지 두달 만에 카메룬 후보는 후보 자격을 포기했습니다.

투표 20일 전에는 콩고, 잠비아, 마다가스카르 등에도 막대한 빚을 탕감해줬습니다.

도에 따르면 중국은 동맹국들에게 투표 내용을 증명할 수 있도록 투표용지를 사진 찍을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아프리카 전문가 데이비드 신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들이 유엔에서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전문기구에서 투표 수가 중요한데 아프리카 54개국은 곧 54개의 표를 의미한다는 겁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다수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얻으면 유엔인권이사회같은 곳에서 중국의 입장을 변호할 표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년 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한 미국.

올 4월, 중국은 인권이사회 협의기구 위원에 선임되면서 인권 조사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권 조사관의 역할은 언론의 자유 및 실종, 임의적 구금을 감시하는 것.  하지만 이는 그동안 공산 정권이 위반해온 것들입니다.

유엔감시기구 ‘유엔워치’ 힐렐 노이어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상습 방화범을 소방관으로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유엔의 움직임이 터무니 없고 부도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계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세워진 유엔.  하지만 중국은 유엔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며, 세계 패권을 장악할 준비를 다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