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바이러스’ 폭발적 감염 스페인, 중국 공산당과 밀접…일대일로 참가·화웨이5G 도입

남창희
2020년 03월 19일 오전 10:15 업데이트: 2020년 04월 9일 오후 4:08

스페인의 중공 바이러스 감염자수는 유럽 국가 중 두 번째로 많다. 수도 마드리드는 스페인에서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스페인의 첫 감염자는 독일인 여행자로 지난 1월 31일 확인됐다. 스페인 보건부는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스페인 병원에서 ‘무증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후 2월 말 이탈리아에서 중공 바이러스 감염이 급증했고 그 여파가 스페인에까지 미쳤다. 3월 들어 스페인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됐다. 이후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3월 5일 누적 확진자 230명, 사망자 3명이었다. 스페인에서 첫 중공 바이러스 감염 사망기록은 2월 13일로 당초 사인은 일반 폐렴이었지만 사후 부검을 통해 중공 바이러스 감염으로 판정됐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지난 9일 지역 사회감염으로 감염자가 수 시간 만에 몇 배로 증가했다. 마드리드 시는 각급학교에서 3월 26일까지 15일간 수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비슷한 조치가 다른 지방에서도 내려졌다.

중공 바이러스는 세계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지만, 일대일로에 참가하는 등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깊은 지역에서 발생상황이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 중공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고 인적 물적 교류가 많은 지역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난 14일 전국 봉쇄를 선언했다. | PIERRE-PHILIPPE MARCOU/AFP/Getty Images

스페인은 중공과 1973년 3월 9일 수교했다. 1989년 중국의 톈안먼(천안문) 사태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외교관을 파견했다. 또한 EU의 대중국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하려고 해왔다.

2005년 스페인은 중공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양측은 문화교류, 원자력 협력 등 14개 분야에서 합의했다.

지난 2008~2010년 경제위기 당시 중공은 스페인이 발행한 국가채권의 약 12%를 구입해 스페인의 제2 채권국이 됐다. 2019년 12월까지 양측 간 자매결연을 맺는 도시는 29쌍이다.

현재 스페인에는 공자학원 8곳, 공자학당 8곳과 산하 2개 교육프로그램이 개설됐다. 중국은 스페인의 두 번째(첫째는 EU) 최대 무역 파트너다. 2019년 10월 말까지 스페인의 대중국 투자사업은 총 2574건으로 중국 내 스페인 기업은 금융·에너지·통신·운송 등 분야에서 7백여 개다.

 

’일대일로’ 유럽계획, 스페인은 적극 추진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은 일대일로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도 구 동구권 국가를 주축으로 부족한 사회 인프라 건설을 일대일로에 의존하는 국가들도 있다.

스페인 총리는 지난 2017년 중국 공산당의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했다. 스페인 내부에서 일대일로 참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2018년 11월 스페인은 중국과 ‘신시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중화인민공화국과 스페인 왕국의 공동성명’을 체결하며 일대일로 참가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스페인 유력일간지 엘파이스는 “중국이 미중관계 악화에 대비해 대유럽외교에서 구심점이 될 스페인을 끌어들인다”고 분석했다.

2019년 4월에는 조셉 보렐 오늘 조셉 보렐(Josep Borrell) 스페인 외교·유럽연합·협력부 장관이 총리 특사로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 포럼에 파견됐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공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발레리 니케(Valerie Niquet)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 아시아센터 국장은 “중국의 일부 위험국가에 투자하는 이유는 물론 경제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대국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며, 전략적 목적을 위해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 화웨이 장비로 구축한 5G 네트워크는 중공의 통제를 받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 HECTOR RETAMAL/AFP/Getty Images

5G 네트워크 가동, 핵심 장비는 화웨이 제품

스페인 통신업계 2위 보다폰(Vodafone)은 2019년 6월 스페인 첫 5G 상용 모바일 네트워크를 정식으로 개통했다. 핵심장비는 화웨이 제품을 썼다. 보다폰은 화웨이와 10년간 거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통신업계 1위이자 유럽 4위의 통신업체 텔레포니카는 4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 업체는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대폭 줄이기로 했지만 화웨이와의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5G 기술은 중공의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적 분야다. 5G 네트워크는 통신기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물을 연결하게 된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면 중공에 정보가 유출되거나 통제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 극장, 중공의 압력에 ‘션윈’ 공연취소

문화는 각국의 정체성과 정신문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공산주의 이념을 주창하는 중공은 문화분야에서도 국제적인 침투를 꾀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극장(Teatro Real)은 지난해 1월 중국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공연 개막을 몇 주 앞두고 공연대관을 취소했다. 해당 공연은 미국 션윈퍼포밍아츠의 대표적 공연물인 ‘션윈’이다.

공연 기획사는 왕립극장 측이 중공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으며 왕립오페라단 중국공연을 예정하고 있었다며 중공과의 관계성 때문에, 합법적인 대관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스페인 왕비가 직접 중공 관계자를 안내해 왕실극장을 살펴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해당사건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관취소는 스페인 주재 중공대사관의 뤼판(呂凡) 대사가 직접 왕립극장에 전화를 걸어 회유와 압박을 가한 결과임이 드러났다. 뤼판 대사는 ‘공산당 관리’라고 소개한 조사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직접 압박 사실을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션윈퍼포밍아츠는 중국 5천년 문명을 통해 이어져 온 선량, 성실, 정도 등 도덕적 가치와 진정한 정통문화 부흥을 표방한다. 중국 전통문화를 파괴하고 정권을 수립한 중공은 션윈을 지속해서 방해하고 공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