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장기이식 책임자, 국제사회 기만…여론 역풍

2015년 12월 7일 오전 9:30 업데이트: 2024년 01월 20일 오후 11:21

중공의 전직 보건 당국자가 사형수 장기 사용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끝에 뒤늦은 말 바꾸기로 입방아에 올랐다. 이 당국자가 대변해 온 중공 장기기증시스템의 허구성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중국이 여전히 수감자 장기를 적출하고 있다면서, 황제푸(黃潔夫) 중공 장기기증이식위원회 주석이 연초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형수도 장기기증할 수 있는 일반인”, “사형수가 범죄에 대한 속죄로 기꺼이 장기기증하겠다면 이를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뉴스는 국제사회에서 거센 반향을 일으켰다. 세계의사회는 “중국이 지난 1월 1일부터 사형수 장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지만, 사형수 신원을 바꿔치기하는 등 ‘행정적 속임수’로 여전히 장기적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황제푸 주석은 NYT와 인터뷰를 자청했고, 지난달 25일 NYT 기사에서 “수감자도 시민이므로 새로운 규정 하에서 장기기증 할 수 있다고 ‘철학적으로’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의사로서 수감자의 양심과 호의를 거절할 수 없지만, 행정적으로는 기증을 받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중공 위생부 부부장이었던 황제푸는 2013년 위생부가 없어지고 ‘국가위생과계획생육위원회’(위계위)를 신설되면서 면직됐다가 이후 장기기증이식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주석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제푸 주석에 따르면, 중국의 한 해 장기이식수술이 합법적인 경우만 최소 1만 건이다. 여기에 해외 조사단에서 추정한 불법적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3만~4만 건 이상으로 치솟는다.

중공은 이러한 장기이식수술에 대해 처음에는 사형수 장기를 사용한다고 해명했지만, 인권탄압 논란이 계속되자 2012년 장기기증시스템을 구축한다며 개선노력을 피력하는 방식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정작 핵심인 장기기증시스템에 대해서는 정부기관의 공식적인 언급조차 드물다. 기증이나 이용등록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도 없다. 실질적으로 황제푸 주석 한 명이 전부다.

중국에서 장기기증과 직접 관련된 기관은 위계위(보건복지부 격)와 적십자회 등 2곳이다. 지난해 3월 두 기관은 공동으로 장기기증이식위원회를 설립했으나 활동실적이 미비하다. 황제푸 주석 역시 “지금까지 회의 한 번 한 적 없다”고 고백했다.

중국문제 전문가 헝허(橫河). | 에포크타임스 DB 

중국문제 전문가 헝허(橫河)는 황제푸 주석이 전직 위생부 부부장이라는 경력과 장기기증이식위원회 주석이라는 직함만으로 개인 발언을 쏟아내며 국제사회의 눈과 귀를 기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헝허는 “NYT가 인용한 황제푸의 발언은 애초 그가 공개석상에서 내뱉은 말이다. 일반인도 기증할 수 있는데, 사형수라고 못 할 게 뭐냐는 뜻”이라며 “애초 사형수 장기를 이용한다는 의미로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철학적’이라고 둘러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제사회에서는 사형수의 장기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사형수가 장기기증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자원적인 기증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자유가 제한된 상황에서 강요 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장기기증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헝허는 “황제푸가 규정에 대해 언급했지만, 중국에서는 2007년 발표한 인체장기이식조례 외에 어떠한 규정도 문서도 없다. 위계위 사이트를 비롯해 중국 인터넷에서도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모두 황제푸 혼자서 말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헝허는 “중공은 1984년 사형수의 장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이와 관련해 어떠한 철회나 변경방침을 밝힌 바 없다”면서 “황제푸는 결국 파룬궁 수련자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장기적출한 중공 정권의 반(反)인류 범죄를 덮어 감추려 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또한 “황제푸의 발언을 중공 당국의 정책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황제푸의 직함은 정부기관을 통해 공식확인된 적이 없다. 국제사회에서 황제푸의 말만 듣고 중공이 장기이식 정책을 바꾼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황제푸는 자신의 말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그만이다. 국제사회가 현재 정부관리가 아닌 황제푸의 말에 현혹돼선 안 된다”라고 헝허는 당부했다.

한편, 헝허는 “황제푸가 위생부 재임 시절 장기이식 총괄한 책임자로서 중국의 장기이식 상황에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장기이식수술을 집도한 의사로서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제푸 주석은 1년에 500회 이상 간이식 수술을 한 경력이 알려져 있다.

헝허는 “다른 유명 이식 전문의처럼 황제푸도 자신의 손에 주어진 간이 사형수의 기증만으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았을 것이다.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생체장기적출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황제푸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그가 국제사회를 어떻게 현혹하든 심각한 죄를 저지른 범죄자로서 결국 법률에 따라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