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아프리카 서해안에 해군기지 검토…“美 본토 위협 증가”

강우찬
2021년 05월 8일 오전 11:10 업데이트: 2021년 05월 8일 오후 12:02

중국 공산당(중공)이 아프리카 서부국가에 군사 거점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이곳에 군사 거점이 마련되면 태평양의 기지보다 미국 본토를 더 가까운 곳에서 노릴 수 있게 된다.

스티븐 타운센드 미군 아프리카사령관은 중국의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태평양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서양까지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밝혔다.

타운센드 사령관은 미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서부 해안에 군사 거점을 건설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 중국은 모리타니에서부터 남쪽에 있는 나미비아까지 조사했으며, 대형 해군 항구를 건설하여 잠수함 또는 항공모함을 배치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이 아프리카 서부 해안에 군사 거점을 확보하면, 중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에 군함을 배치할 수 있게 된다”며 “중국은 또한 군함 보급로를 찾고 있다. 이는 유사시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타운센드 사령관은 “미 국방부는 지난 20년간 테러와의 전쟁을 벌였으나 이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초점을 옮겨 중국과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응하려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공의 영향력과 군사력을 미국의 안보에 위협으로 여기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장관은 미군의 글로벌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군의 글로벌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운센드 사령관을 비롯해 크레이그 팔러 남부사령관, 케네스 매켄지 주니어 중부사령관은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으며 모두 중공의 위협을 의회에 증언했다.

이들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주둔 중인 미군 지휘관들은 중공이 아시아에만 국한하지 않고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서 기지나 군사 거점 확보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운센드 사령관은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미국보다 크다. 중국은 항구 개발 계획, 경제 개발, 인프라 건설 등 분야에서 현지 국가와 협의를 체결하여 진입 허가권을 확대하고 있다.

중공은 2017년 아프리카 동북부 국가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확보하고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첫 번째 영구적인 해외 군사시설로 만들었으며, 기지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이 기지에는 2000명이 주둔 중이며, 여기에는 기지 방어를 위한 수백 명의 해병대원도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중공이 아프리카 동부나 서부 중 한 곳에 해군기지를 추가 건설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부의 경우 탄자니아가 후보지로 유력하다.

타운센드 사령관은 동부가 아니라 서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중국의 탄자니아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오랫동안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탄자니아에 기지를 확보한다면 차라리 더 나을 것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서부 해안에 기지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서부 해안에서 미국 동부까지의 거리는 중국 본토에서 미국 서부 해안까지보다 짧아 더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미 정부 관계자 역시 “중국이 기니만에 항구를 건설하는지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2020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공이 아프리카 남서부 앙골라 등 지역에서 군사시설을 확보해 육해공 부대를 지원하고 중동의 천연가스 통로로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헨리 터그하르트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정책 분석가는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서해안에 해군 항구를 건설하여 군사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하지만 중국이 아프리카 서해안에 항구를 건설하는 목적은 군사 목적보다는 경제적 이익이 더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