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서열 3위 리잔수 내달 방한 예정… 윤석열 대통령 만날까?

10월 퇴진 예정... "만날 필요 없다" 주장도

최창근
2022년 08월 30일 오후 2:00 업데이트: 2022년 08월 30일 오후 2:00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다음 달 방한 예정이다.

8월 29일, ‘아주경제’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리잔수가 9월 16~18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한국을 찾을 리잔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에 이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리잔수의 한국행이 성사되면, 지난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인 2015년 방한했던 당시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이어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리잔수의 방한은 2022년 2월,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중했던 것에 대한 답방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8월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주한 중국대사관이 주최한 ‘한·중 수교 30주년 경축리셉션’에서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한이 조속히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잔수의 방한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방한 등, 한중 양국 간 외교 현안을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시진핑이 취임 후 한국을 국빈 방문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4년 7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기에도 여러 차례 방한 의사를 타진했지만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인하여 성사되지 못했다.

리잔수가 한국을 찾을 경우 한국의 국회와 위상이 유사한 전인대 상무위원장이라는 점, 중국 공산당 내 서열 등을 종합 할 때 김진표 국회의장이 주빈으로 맞이할 것이 예상된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회담 여부이다.

2015년 한국을 찾은 장더장 당시 전임대 상무위원장은 청와대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회견했다. 이명박 정부,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방한이 없었으나 방중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우방궈(吳邦國), 장더장 당시 위원장을 베이징에서 만난 전례가 있다.

전임자들의 전례를 종합 할 때 윤석열 대통령도 리잔수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지난 8월 3일, 방한 했던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전 서열 3위)을 휴가를 이유로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로 대신했기 때문에 대통령실로서는 리잔수와 회견이 부담스럽다는 관측도 있다.

이를 두고서 한국 외교가에서는 “시진핑의 1인 집권 체제가 강화되면서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방한 때 대통령실에서 다른 동맹국들과 보조를 못 맞추고 소극적으로 나선 탓에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방한 시 ‘딜레마’를 떠안게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리잔수는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퇴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950년생으로 올해 72세를 맞이한 리잔수는 이른바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 이상이면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회에 올라 갈 수 있지만 68세 이상이면 은퇴해야 한다는 규칙)’에 저촉되기 때문에 퇴임이 유력하다. 즉 물러날 리잔수와의 만남은 실익이 없다는 의미이다.

한국을 찾을 리잔수는 1950년생으로 허베이(河北)성 핑산(平山) 태생이다. ‘잔수(戰書)’라는 이름은 ‘선전포고서’란 뜻이다. 허베이성에서 중국 공산당 하급 관료로 일하며 허베이사범대 야간부를 졸업했다. 이후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石家庄)시 산하 우지(無極)현 현서기(군수 해당)를 지냈다. 같은 기간 스자좡시 산하 정딩(正定)현 현서기는 시진핑이었다. 인접 현 현서기로 근무하던 시진핑과 리잔수는 당시부터 교류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8년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 2010년 구이저우(貴州)성 당 서기를 역임했다. 그러다 2012년 시진핑 집권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부주임으로 발탁돼 중앙 정계에 진출했다.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과 된 후 아들의 스캔들로 낙마한 링지화(令計劃)의 뒤를 이어 중앙판공청 주임이 돼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왕후닝(王滬寧)과 더불어 시진핑의 최측근이 됐다. 2012년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되어 당 지도부에 진입했고, 2017년 67세 나이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