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과 커넥션 숨긴 채 미 정부 지원금 타낸 MIT교수 체포

하석원
2021년 01월 16일 오전 7:41 업데이트: 2021년 02월 6일 오전 9:09

미국 명문 공과대학으로 유명한 MIT의 중국계 교수가 중국공산당(중공) 산하 정부기관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실을 숨긴 채 연방정부로부터 연구 지원금을 타낸 혐의로 기소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노기술을 전공한 중국계 강 천(56) 교수는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됐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중국 본토 출신 이민자인 천 교수는 뉴욕 주재 중공 영사관의 요청으로 중국 정부를 위한 해외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것을 포함한 모종의 계약을 중국 기관들과 맺었다.

해외에 주재하는 중공 영사관이 중공의 산업스파이 기지 역할을 한다는 미 행정부의 지적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적발된 셈이다.

천 교수는 에너지부(DOE)에 보조금을 신청하면서 의무사항인 중국과의 연계 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학자나 연구자들이 외국의 지원금을 받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연방정부 지원금을 받을 때는 반드시 외국의 지원을 받는지 밝혀야 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천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중공 산하 정부기관으로부터 총 29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러면서 2013년부터 MIT에서 진행한 나노기술 연구작업과 관련, 미 연방정부로부터 총 19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MIT측은 “연구의 진실성이 근본적인 책임”이라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천 교수의 학자로서의 윤리의식을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연구에 부적절한 영향력이 행사되는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자금 지원을 내세운 중공의 침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13일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수석과학자가 중공의 스파이 포섭 프로그램 ‘천인계획’(千人計劃)에 참여한 혐의가 드러나 뉴욕 연방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천인계획은 표면적으로는 인재 영입을 내세우고 있으나, 먼저 지원금을 건네고 이후 이를 빌미로 연구성과 빼돌리기 등을 압박하는 식으로 연구자들을 스파이로 전락시키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동안 수십 명의 미국 내 학자들이 연구비 지원 등 중국 기관과의 커넥션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중국인들이 주도하는 권익단체 ‘아시아계 미국인 정의 증진’(AAAJ) 등은 중공의 침투에 맞서는 법무부의 과학기술 분야 수사가 중국인 이민자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낸 바 있다.

* 이 기사에는 연합뉴스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