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까마귀 곁에 모인 다른 까마귀 10마리가 ‘믿기 힘든 행동’을 시작했다 (연구)

김연진
2020년 10월 28일 오전 10:4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16

까마귀들은 동료가 죽으면 그 곁에 모여 의미를 알 수 없는 집단행동을 한다.

과학자들은 까마귀들의 그 독특한 행동에 의문을 품었다. 도대체 왜 저런 행동을 보일까, 저 행동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오랜 시간 까마귀의 습성을 관찰한 과학자들은 놀라운 결과를 도출해냈다. 까마귀들은 동료가 죽으면 나름의 ‘장례식’을 치른다.

일명 ‘까마귀 장례식’이라고 불리는 이 습성은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카엘리 스위프트 박사와 연구진이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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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박제된 까마귀를 서식지 주변에 놓아둔 뒤, 다른 까마귀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먼저 박제된 까마귀를 발견한 우두머리 까마귀는 울부짖으며 동료들을 현장으로 불러 모은다. 그러자 10여마리의 까마귀가 그곳에 모였다.

까마귀들은 죽은 동료를 둘러싸고 10~20분 동안 ‘까악~ 까악~’거리며 울었다. 그러다 침묵을 지키고, 한 마리씩 흩어진다.

그중에서 우두머리 까마귀는 끝까지 죽은 동료의 곁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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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러한 까마귀들의 행동이 ‘장례식’을 치르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소리 내어 울면서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까마귀들은 현장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죽은 동료의 ‘사인’을 분석하고, 그 정보를 무리에게 공유한다.

동료가 죽은 원인은 무엇이며, 누가 죽였는지, 위험 요소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앞서 선행 연구를 통해 까마귀가 동료를 죽인 사람의 얼굴을 약 5년간 기억하고, 보복 공격까지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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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직접 위협을 당한 적 없는 까마귀도 보복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까마귀들이 동료를 죽인 범인과 그 정보, 위험 요소 등을 서로 공유한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해주는 증거다.

까마귀의 지능 수준은 7살 정도로 파악됐다. 자기들에게 위협을 가한 사람을 수년간 기억하고, 반대로 호의를 베푼 사람도 분명히 인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