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경에서 파양동물 맡아준다던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의 배신

이서현
2020년 05월 24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8

반려동물 100만 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사설보호소의 수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보호소를 관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이 안의 동물은 사실상 방치된 실정이다.

홀로 많은 동물을 관리하다 관리자의 신변에 문제가 생겨 집단 유기되는 사태도 빈번하다.

최근에는 파양된 반려동물을 잘 맡아주겠다며 돈까지 받은 사설보호소가 열악한 환경에 동물을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KBS 뉴스는 2년 연속 한 언론사가 시상하는 대한민국 우수브랜드 대상을 탄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의 실태를 보도했다.

KBS 뉴스

해당 보호소는 반려동물을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수십에서 수백만 원의 돈을 받고 안락사 없이 맡아준다고 광고하는 곳이다.

이곳에 고양이를 위탁한 한 이용자는 “사실 100% 믿지는 않았어요. 삼사십만 원밖에 안 냈는데, 십몇 년을 사는데 케어를 계속해줄 수 있을까…. 근데 환경도 좋고(하니까 맡겼어요.)”라고 말했다.

KBS 뉴스

하지만 위탁받은 동물들은 오물이 묻은 배변판과 환경에 노출된 채 지내고 있었다.

영역에 예민한 고양이를 잘 관리하지 못해 밥을 먹지 않아 죽는 녀석도 있었다.

보호소 대표는 문제가 된 사진들은 청소 직전에 촬영한 것이고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의료 지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일자 수의사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KBS 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파악한 국내 사설 동물보호소는 전국 80 여곳.

동물보호단체들은 드러나지 않은 곳을 합치면 사설보호소가 전국에 150여 곳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설 동물보호소에 관한 직접적인 법이 아직 없다 보니 무단 안락사, 동물학대, 후원금 횡령 등의 분쟁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설보호소 신고제 등 관련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