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원반던지기나 산책만” 키우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보더콜리

이서현
2020년 06월 26일 오전 11:4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43

지난 22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 코비 편 방송 후폭풍이 거세다.

대부분 시청자는 견주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고, 이와 관련한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방송 당시 강형욱은 아파트에서 보더콜리를 키운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다.

본디 양치기견으로 워낙 활발한 데다 시골에 최적화된 견종이다 보니 아파트 생활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입질이 심한 코비는 뒤에 입양된 어린 보더콜리인 담비를 물며 괴롭혔고, 담비는 화장실 변기에 숨어 지내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형욱은 두 녀석이 함께 지낼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견주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담비가 사랑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보내자고 설득했다.

견주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코비는 훈련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방송이 끝났다.

KBS2 ‘개는 훌륭하다’

이후, 일부에서는 강형욱의 제안이 너무 가혹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강형욱은 반려견 훈련사이기 전에 본인 역시 보더콜리를 키우고 있다.

담비의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보더콜리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에 그런 제안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방송 후에는 보더콜리가 실검에 오르고 보더콜리의 활동량을 말해주는 유튜브 영상이 재조명됐다.

화제가 된 녀석은 지난 2018년 어질리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페임이라는 이름의 보더콜리다.

유튜브 채널 ‘FOX Sports’

유튜브 채널 ‘FOX Sports’에 공개된 당시 대회 영상에는 페임의 깨발랄한 모습이 담겨있다.

출전을 앞두고 단상에서 대기할 때도 주인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활달했다.

유튜브 채널 ‘FOX Sports’

단상에서 내려가 경기장에 들어선 후에는 더 신이 나서 주인에게 안기며 날뛰었다.

그 모습에 해설진도 에너지가 넘친다며 녀석의 활동량을 언급했다.

천방지축 뛰어다니던 녀석은 주인이 “기다려”라고 말하자 동작을 멈추며 집중했다.

유튜브 채널 ‘FOX Sports’

이후, 주인의 손짓에 따라 수많은 장애물을 놀라운 속도로 정확하게 통과했다.

녀석은 경기를 마치자마자 바로 주인에게 튀어 올라 안겼고,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유튜브 채널 ‘FOX Sports’

시상식에는 페임 외에도 다른 보더콜리 녀석들이 상위권에 많이 올랐다.

보더콜리가 주인과 교감이 잘되고 에너지까지 넘치다 보니 어질리티 대회에서는 흔한 풍경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 ‘FOX Sports’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멋있고 감동적인데 이래서 나는 절대 못 키우겠구나 하는 생각 든다” “보더콜리는 보더콜리 같은 사람이 키워야 함” “랜선으로만 사랑할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더콜리를 키우려면 어떤 삶을 각오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동네에 보더콜리 키우는 사람이 있는데 아침, 점심, 저녁 안 가리고 공원에서 원반던지기만 하고 있더라”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 아파트에도 왕큰 보더콜리 있는데 출퇴근할 때도, 편의점 갈 때도, 야심한 새벽에도 산책한다. 가족 4명 정도가 종일 돌아가며 산책시키는 듯. 얘는 항상 처음 나온 것 마냥 해맑은데 지치는 건 주인들뿐..”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