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학교에는 일 안해도 월급받는 그룹있다” 실언 사과

이서현
2020년 03월 16일 오후 1:2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0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 있다”고 쓴 댓글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댓글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쓴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해명글을 올렸다.

조 교육감은 하루 전인 14일 페이스북에 “오는 23일 개학을 하는 상황이 되는데 연기를 해야 할까요?”라며 “일차적으로는 개학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사고하고 있지만, 지혜를 구한다”고 적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페이스북

이어 댓글을 통해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라며 “후자에 대해서는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댓글에 사용한 표현이 논란이 일자 3시간 만에 사과글을 올렸다.

조 교육감은 “제가 쓴 댓글 중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선생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개학 연기를 두고 조정돼야 할 여러 사안을 두고 고민하다가 나온 제 불찰이었다. 선생님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엄중한 코로나 국면에서 학교에서 헌신하고 계신 분들을 이리저리 나누거나 차별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모든 교육 공동체 여러분께서 애를 쓰고 계신 데, 그 와중에도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페이스북

그러면서 “학교에 계신 교사분들이나 행정실 직원분들이 매일같이 고생하고 계시하는 건 교육감인 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개학 연기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비상근무를 하시며 아이들 학습자료 제작과 학사일정 조정, 긴급 돌봄 등등 학생들의 학습과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실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고 불찰로 인한 표현이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1일 긴급돌봄 준비 현장점검을 하기 전 발열체크 중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뉴스1

하지만 조 교육감의 해명에도 교육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고, 만약 교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면 이는 교원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고 교원 실추를 자행한 것”이라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조 교육감의 발언이 학교현장에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교원들의 사기를 꺾고 노고를 폄하하고 있어 개탄스럽다”라며 “교육수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언급했다.

조 교육감의 발언은 교육공무직과 방과후학교 강사 등은 현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문제를 돌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는 표현이 정규 교직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혀 문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그래서 일 안 하고 월급받는 집단은 누구인가?” “아이들 건강이 우선이 아니라 공무직 월급 때문에 개학을 고민했다는 건가” “교사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알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