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개월 연속 ‘경기둔화’ 진단…수출·내수 부진이 발목 잡아

이윤정
2023년 03월 17일 오전 11:49 업데이트: 2023년 03월 17일 오전 11:49

정부가 2개월 연속 경기 둔화 흐름을 공식화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수출 부진과 더딘 내수 회복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는 3월 17일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그린북에서 한국 경제를 둔화 ‘우려’에서 ‘흐름’으로 바꿔 공식화한 바 있다.

무엇보다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 2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7.5% 줄어든 50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3% 감소했다. 수출은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수입은 3.5% 증가해 무역수지는 52억7000만 달러 적자였다.

내수 회복세도 더딘 모습이다. 지난 1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1% 줄어들어 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2월 소매 판매에 대해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과 백화점 매출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8.1% 늘고 백화점 매출액은 5.2%, 카드 국내 승인액은 8.1% 증가했다. 특히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24.5% 증가했다.

정부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민생 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