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권력’ 시진핑 불안감 엄습? “당 핵심 지위 지켜라” 조례 제정

이언
2020년 10월 13일 오후 6:33 업데이트: 2020년 10월 13일 오후 6:52

중국 공산당(중공) 중앙위원회가 이례적인 조례를 제정하며 시진핑 총서기의 장기집권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권력 집중에 따른 시진핑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중공은 절대권력을 추구하는 시진핑과 당 원로들 사이에 불협화음을 자주 노출해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3일 중앙위가 ‘중앙위 공작 조례’를 발표하고 중앙위원들에게 철저히 이행하라는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지문에서는 “공산당의 장기 집권과 장기적인 국가안정을 위해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적인 통일 영도를 확고히 하며 당의 지도체제를 견지하면서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중앙위 공작 조례’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지켜야 할 행동 강령에 가깝다. 시진핑의 당 중앙 핵심 지위를 수호하고, 시진핑 사상을 따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를 명문화된 조례로 발표해 중앙위원들에게 준수하도록 한 지시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중앙위는 시진핑, 리커창 등을 포함해 약 370여명으로 구성된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다. 5년 임기로 운영되며, 의결권을 지닌 중앙위원(약 200명)과 의결권이 없는 후보위원(약 170명)으로 구성된다.

지난 5월 28일 중국 공산당 양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왼쪽)와 리커창 국무원 총리 | Kevin Frayer/Getty Images

이들 사이에서 다시 중앙 정치국 25명이 선출되고, 그중 7명은 최고 지도부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된다. 선출이라고는 했지만 당내 계파 간의 복잡한 협상의 결과물이다. 시진핑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 등이 모두 상무위원들이다.

앞서 지난달, 신화통신은 중앙위 5차 전체회의(5중 전회)가 이달 26~29일 개최된다는 소식을 전하며 ‘중앙위 공작 조례’가 심의 중이라는 내용을 흘렸다.

재미 중국문제 전문가 쉐치(薛馳)는 “이번 조례 제정은 시진핑의 권력욕과 불안감을 동시에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시진핑을 제외한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6명 가운데, 진정한 그의 편은 리잔수 중앙서기처 서기(청와대 비서실장 격)뿐이라고 봐도 된다”며 “가까웠던 리커창과도 최근 틀어졌다는 신호가 여럿 있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시진핑 정권은 미중 신냉전과 경기침체, 지방정부 재정난 등 안팎으로 힘들다”며 “특히 체제 내 불만이 높다는 게 큰 문제다. 정권에 대한 반발은 당 내부, 원로 2세 그룹을 포함해 고위층인 중앙위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번에 중앙위 명의로 시진핑의 당 핵심 위치 수호를 명문화하는 조례를 낸 것이다. 내부 불만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진핑은 10월 15일 열리는 광둥성 선전시 경제특구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판 여론에 맞서 세계적으로 ‘대외개방’ 의지를 강력하게 표방하는 것으로 경제난 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