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중국 경찰이 목격한 ‘산업화’된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

에바 푸
2021년 07월 6일 오후 8:57 업데이트: 2021년 07월 8일 오후 1:24

총성과 함께 수감자들이 땅으로 쓰러졌다. 아직 온기가 남은 그들의 시신은 곧바로 사형장 인근의 흰색 승합차로 옮겨졌다. 수술 준비를 갖추고 대기하던 의사들은 익숙한 솜씨로 시신을 분해했다. 심장, 간, 신장 등은 장기 이식 수술에 적합하도록 기관별로 나뉘어져 밀봉된 채 아이스박스에 담겼다.

공포 영화의 한 대목 같은 끔찍한 사건은 약 20년 전 중국에서 정부 당국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중국 중동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의 사형시설에서 경호 업무를 맡았던 전직 경찰관 밥(가명)은 “사형수 장기를 채취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중국계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는 영주권자인 밥은 “살아있는 사람을 상품으로 바꾸는 이식용 장기 공급 산업”에 자신도 모르게 연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산업은 법원, 경찰, 교도소, 병원, 지휘본부 격인 공산당 간부들로 구성됐다.

에포크타임스는 제보자 밥의 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 사용을 결정했다. 취재진은 그가 중국 정저우시 경찰관으로 근무할 때 소지했던 신분증을 포함해 그의 신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와 개인정보의 진실성을 확인했다.

전직 중국경찰 밥이 증언한 사건들은 1990년대에 일어난 일이다. 중국 공산당은 단계적으로 ‘이식용 장기 공급 산업’을 발전시켜왔다. 90년대에는 일반 사형수 외에 반체제 인사, 정권과 ‘견해가 다른 인사’들이 장기 적출의 주된 목표가 돼 왔다.

중국 당국은 이들에게서 ‘자발적 기증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감자들의 ‘자유로운 결정권’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세계의사연맹과 국제장기이식협회의 공식 견해다. 이는 사형수의 장기 적출을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는 이유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중국은 사형수 장기 적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뒤에서는 더 악랄한 수법을 대규모로 실행해왔다는 게 국제 인권단체들의 조사 결과다. 사형수가 아닌 양심수의 장기를 적출해왔다는 것이다.

전직 중국 경찰관이 기억하는 사형 집행

중국의 사형은 주로 총살이나 약물 주사로 집행된다. 중국에서는 한 해 약 4천 건의 사형이 집행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숫자는 국가 기밀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밥은 1996년부터 정저우시의 한 법원 경찰관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주로 사형시설에서 경비 업무를 담당했다. 1999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밥은 “사형 선고가 내려지면 수감자는 손목과 발목에 수갑이 채워진다. 발목 수갑은 무게가 15kg 나간다. 탈옥 방지용이다. 다른 죄수 1,2명이 24시간 감시를 하도록 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형 선고 이후 혈액검사, 건강검진, 정신검진이 이뤄진다. 장기 적출을 위한 사전 준비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사형수들에게 자기 장기가 적출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밥은 중국에서 사형이 주로 법정 공휴일에 진행됐다면서, 상급 법원에서 열리는 공개 변론에 참석한 사형수들은 한 번에 10명 이내로 이송됐고 법원 밖에는 20~30대의 호송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호송 차량은 사형 집행을 확인하도록 배정된 지방 공무원들도 같이 탑승했는데, 지방 공안국의 부국장, 법원 판사, 사건 담당자들이었고 차량에는 모두 빨간색 천이나 종이로 창문이 가려졌으며 숫자로 탑승 차량을 구분했다.

당국은 ‘장기 적출에 적합한’ 젊고 건강한 죄수들은 자신이 장기를 적출당할 줄 모른 채 ‘고통을 덜어주는 약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주사를 맞았는데, 밥은 “실제로는 뇌사 후 혈액이 응고돼 장기에 손상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약물”이라고 말했다.

사형장에서는 사형수들을 일렬로 뒤돌아 서도록 했는데, 뒤통수에 총을 쏘기 좋게 하기 위해서였다. 밥은 “가장 가까운 사형수는 나하고 5미터 거리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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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의 한 거리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에서 벌어지는 ‘강제 장기 적출’을 폭로하는 퍼포먼스를 시연하고 있다. 2014.7.20 | Mandy Cheng/AFP via Getty Images/연합

사형장에 파견된 장기 적출 담당 의사들

총살이 집행되고 나면 검시관이 현장에서 직접 시신을 검사해 사망 여부를 확인했다. 사망이 확인된 시신은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졌고, 장기 적출이 결정된 시신은 사형장 부근에서 뒷문을 열고 대기 중인 흰색 승합차량으로 급히 옮겨졌다.

내부에 수술대가 설치된 승합차는 시신이 실리면 곧바로 뒷문이 닫혔다. 창문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밥은 “어쩌다 우연히 승합차 뒷문이 열렸을 때, 내부를 힐끗 본 적이 있다. 수술대 옆에 하얀 가운과 마스크, 장갑을 낀 의사 2명이 있었는데, 차량 바닥으로 피가 흐르자 포장지 같은 것으로 흘러내린 피를 덮었다. 의사들은 지켜보던 나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뒷문을 닫았다”고 했다.

밥은 결국 승합차 내부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한참 후 검은 비닐 백에 담긴 시신이 승합차에서 내려져 화장터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죽은 수감자들의 시신들은 한 곳에서 같이 소각됐다. 교도소 측은 유골을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처리했고 유족들에게는 적당히 퍼담은 재가 전달됐다.

밥은 “정부는 자발적 동의라고 했지만, 가족들은 사형 집행 전 사형수들을 마지막으로 만날 기회가 없다. 가족들은 장기를 적출당한 뒤 소각되고 남은 유골이라는 것을 영영 알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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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내에서 한 여성이 중국 본토에서 금지된 수련단체인 ‘파룬궁’을 지지하고 이들이 장기적출에 희생되고 있다는 글귀를 담은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2019.4.25. |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연합

20년 전부터 원활하게 돌아가던 ‘장기 적출’ 산업

밥은 사형 집행에서부터 시신 운반, 승합차 내부에서 진행된 ‘작업’까지 빈틈없이 매끄럽게 이뤄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그들은 아마도 내가 경찰이 되기 전부터 그런 일을 해왔음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밥이 목격한 사건은 20년 전인 1990년대의 일이다. 중국의 첫 인간 장기 이식 수술기록은 1960년이다. 장기 기증 문화가 없고 병원 간 신속한 연락과 이송 체계가 이뤄지지 않은 중국에서 장기 이식의 발전이 더뎠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국의 장기 이식은 2000년대 초반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장기 이식 전문의이자 당시 중국 위생부 부부장(차관)이었던 황제푸가 2012년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한 해 1만 건 이상의 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그는 논문에서 수술에 이용된 장기 60%를 사형수 몸에서 얻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에 장기 기증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15년의 일이다.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사람의 내장 기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사형수 장기 적출이 거의 유일했다.

장기는 적출한다고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기증자와 이식받는 사람의 조직 적합성이 일치해야 하며 기증 시점, 즉 기증자의 사망도 매우 정교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여기에 이송 시간과 수술 성공률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의 여건을 감안하면, 한 해 4천 명 정도로 추산되는 사형 건수로는 2000년 초반부터 급증한 중국의 장기 이식 수술 건수가 설명되지 않는다.

심지어 장기 이식 선진국에서도 몇 년씩 걸리는 대기 시간이 중국에서는 몇 주, 심지어 며칠이면 해결됐다. 이는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받으러 입국한 외국인 환자의 수술 일정에 ‘맞춰서’ 죽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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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전직 중국 인턴의사 조지 정은 1990년대 중국에서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를 적출하는 현장을 목격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 리닝/에포크타임스

점점 더 증가하는 ‘강제 장기 적출’ 증거

중국의 장기 이식 급증에 관해 한 가지 설명이 존재한다. 비슷한 시기 대규모로 체포된 중국의 파룬궁 수련자들이다. 중국 내 7천만~1억명으로 추산되는 파룬궁 수련자들은 1999년 하반기부터 진압 대상으로 지목돼 현재까지 20년 이상 탄압을 받고 있다.

국제 인권변호사, 인권단체, 미국 정부기관에서는 중국 정권이 양심수에 대한 탄압의 한 수단으로 ‘강제 장기 적출’을 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처벌이나 괴롭힘을 넘어서 돈벌이를 위한 산업 체계를 이뤘다는 것이다.

2019년 영국 런던의 민간법정인 차이나트리뷰널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상당한 규모로 양심수를 살해하고 장기를 적출하는 범죄를 저질렀으며 지금도 저지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양심수 대부분은 파룬궁 수련자로 전해졌다.

영국의 독립민간재판소 ‘중국 재판소(China Tribunal)’는 또한 중국 정부가 2015년 사형수 장기 적출을 금지하고, 같은 해 장기 기증제도를 도입했지만, 공식적인 발표 수치만으로는 다수의 장기 이식 수술 건수가 여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밥의 진술은 같은 기간 중국에서 은밀한 장기 이식에 연루됐던 다른 목격자들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2015년 전직 중국 인턴 의사인 조지 정(가명)에게서 그가 지난 1990년대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외곽의 한 감옥 부근에서 군의관의 장기 적출을 도왔던 일에 관한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정은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2명의 군의관과 3명의 간호사가 장기를 적출했다며, 남성은 반응이 없었지만 체온은 아직 남아 있었는데 의사들이 신장 2개를 도려낸 뒤 자신에게 남성의 두 눈을 적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은 “그 순간 남성의 눈꺼풀이 움직였고 남성은 곧 눈을 뜨더니 나를 쳐다봤다”며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그는 수술을 포기하고 이후 중국을 떠나 캐나다로 이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으로 망명해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 전 외과 의사 엔버 토티는 지난 1995년 중국에서 외과의사 2명이 가슴에 총격을 받고 실려온 수감자의 몸에서 간과 2개의 신장을 적출하는 것을 도운 경험이 있다고 증언했다.

토티는 2017년 7월 중국의 강제 장기 적출을 폭로하는 한 기자회견에 증인으로 참석해 “그 남성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살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마치 시키는 대로 하는 로봇 같았다”고 말했다.

토티는 “나는 국가의 적을 없애야 할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의사들은 나중에 내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파룬궁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는 지난 2019년 정저우대 제1부속병원 소속 간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이 병원이 중국의 신장 이식 분야 5위 안에 들었으며 2018년 한 해에만 약 400건의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해당 간호사는 이식 수술 희망자로 위장해 질문한 WOIPFG 조사관에게 “올해에도 새해 첫날부터 하루도 이식 수술을 쉬지 않았다”며 그날도 2개의 신장을 두고 어느쪽이 이식 희망 환자에게 더 적합한지 검토할 정도였다고 자랑했다.

또한 WOIPFG는 2017년에는 해당 병원의 또 다른 의사가 환자 가족으로 위장한 조사관의 물음에 “환자들은 병원에 도착하고 얼마 안 돼 간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며 다른 병원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직 중국 정저우시 경찰관 밥은 자신이 현직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중국에서 강제 장기 적출 산업이 중단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큰 돈벌이가 된다면 그들은 살인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