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준비하는 중국 공산당…‘나치즘의 부활’ 경고

한동훈
2022년 11월 16일 오후 1:23 업데이트: 2022년 11월 16일 오후 1:23

중국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전쟁 준비에 모든 힘을 쏟으라”고 인민해방군에 지시한 가운데 ‘나치즘의 부활’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가 나왔다.

칼 슈스터 전 미군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이 남중국해 지역과 대만 침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스터 전 국장은 “시진핑은 매우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그는 ‘중국 기준’으로는 머지않아, 서양권 기준으로는 아마 향후 2~3년 내에 서둘러 무언가를 저지를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시진핑은 대만, 미국·일본 모두를 놓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은 중국이 대만과 강제로 통일하려 들면 미국이 개입할 것으로 상정하고 인민해방군에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며 “미국과 주변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 개인·기업이 주식투자를 통해 중국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1년 더 연장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중화인민공화국(PRC·중공)은 민군융합 전략을 통해 중국 내 민간 기업들에 군사 및 정보활동을 지원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중국의 군사 산업 융합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회사들은 표면적으로는 민간 기업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의 군사, 정보, 보안 장비를 직접 지원하고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기술 개발과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8월 서명한 반도체산업육성법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미국 기술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중국 내 시설 투자가 제한된다.

이어 10월 초 상무부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공정 개발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수출통제 정책을 내놨다. 이 정책은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의 맥을 끊는 일격으로 평가됐다.

군사력과 직결될 수 있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중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더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열린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헌을 개정해 ‘투쟁 정신의 수용과 전투능력 강화’란 문구를 넣었다.

중국 관영언론은 시진핑 총서기가 지난 8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합동작전지휘센터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전체가 전쟁에서 싸우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힘써야 하며, 국가 주권과 안보 수호를 위해 승리할 수 있도록 군사 능력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4월 12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 해군 함대를 사열한 뒤 발언하고 있다. | Li Gang/Xinhua via AP

전문가들 “시진핑, 2~3년 내 대만 침공 가능성 있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만약 중국 공산당이 ‘전례 없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 공산당은 대만해협의 중앙선을 넘어 수십 대의 전투기를 반복적으로 출격시키고 대만을 포위해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등 대만 주위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슈스터 전 국장은 구체적으로 내년 봄부터 중국 공산당이 대규모 훈련과 더 잦은 방공식별구역 침범,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만을 향한 위협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과거 1930년대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총참모부에 군 훈련 강화를 요청한 것처럼 시진핑 주석도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역사적 사실을 인용했다.

그는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초반 그렇게 엄청난 공세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히틀러에게 원하는 것을 준다면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펼쳐야 할 정책은 ‘침략을 막는 것은 힘’이란 사실을 명시하고 힘을 키우는 것”이라며 “시진핑에게 그 어떤 전쟁도 짧고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치를 수 없으며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것이 우리가 시진핑에게 보내야 하는 메시지며,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키워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 연합뉴스

“미국,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군비 증강해야”

냉전이 끝나고 세계 사회주의 진영이 붕괴하던 1980년대, 당시 군사위 주석이던 덩샤오핑은 중국 공산당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저자세 외교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년간 ‘전랑(戰狼·늑대전사)’의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월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직원들은 영사관 밖에서 비폭력시위를 펼치던 시위대를 영사관 안으로 끌고 들어가 구타했으며, 쩡시위안 영사는 이 사건 이후 영국 언론에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말했다.

같은 달 베트남 어부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양 공안에게 구타당하고 약탈당한 뒤 배마저 파손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베트남 리선 섬 현지 어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이후 100척에 가까운 베트남 선박들이 중국 선박에 의해 파괴됐다.

슈스터 전 국장은 “1990년대 중국은 전혀 공격적 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이며 많은 호의를 얻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 9년간 중국은 공격성을 높여왔고 많은 나라가 중국을 경계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맞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군비를 강화했다. 지난 4월 한국과 일본의 외무장관은 사상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에 초청됐다.

지난 5월 한국은 NATO 사이버방어센터에 정회원으로 가입했음을 발표했으며, 한국은 이 기구에 가입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됐다.

일본의 2022년 국방 예산은 5조4000억엔(약 53조원)으로, 한 해 국방비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기지 않는다는 기존 관행을 깼다.

슈스터 전 국장은 미국도 군비를 증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싸움이 시작되면 이는 실로 긴 싸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조선소들이 배를 얼마나 만들 수 있고, 얼마나 빨리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할 수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전쟁은 주로 해군과 공군이 치르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군력 또한 증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주요 지상전(우크라이나전쟁)에 자금 지원을 하고 있어 태평양의 해군 및 공군력 증강을 위한 자금 지원 여력이 없다. 따라서 유럽 동맹국들에 스스로 방어를 위해 힘쓸 것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제니 리, 안젤라 브라이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