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코로나 백신 “DNA 변경 우려” 과거 발언 유출

한동훈
2021년 02월 19일 오후 12:06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3:15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백신 관련 과거 발언이 화제다. 백신이 사람의 유전자(DNA)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게 발언의 골자다.

이는 현재 페이스북이 백신에 대해 취하고 있는 정책과 정반대다.

페이스북은 사실검증단(팩트체커·fact-checker)에 의뢰해 ‘가짜뉴스’로 판단된 콘텐츠를 검열·삭제하는데, 백신과 관련해 검열되는 콘텐츠들은 주로 백신의 부작용에 관한 것들이다.

최근 유출된 영상에서 저커버그는 “백신은 사람들의 DNA와 RNA를 근본적으로 바꾸는데, 이에 따르는 장기적인 부작용을 알지 못하므로 백신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며 “이 점을 확실히 한다”고 강조해 말했다.

이 영상은 작년 7월 페이스북 내부회의 질의응답 시간에 촬영된 것으로, 저커버그는 “항체를 생산하는 능력이 다른 돌연변이 혹은 다른 위험을 일으킬지 모른다”고도 했다.

그러나 넉 달 뒤인 작년 11월, 저커버그는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함께한 가상 포럼에서는 정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당시 저커버그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백신들이 여러분의 DNA나 RNA를 변형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명확히 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 역시 “그렇다. DNA는 여러분의 세포핵 내부에 들어 있다. 이질적인 것이 침입하더라도 결국에는 제거된다”며 저커버그의 발언에 맞장구쳤다.

저커버그의 백신 발언 관련 영상은 미국의 저널리즘 감시단체인 ‘프로젝트 베리타스’가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콘텐츠에 까다로운 지침을 적용하고 있으며, 많은 이용자 계정을 “정책 위반”이라는 이유로 차단하거나 제재했다.

지난 8일 페이스북은 “백신 관련 허위 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을 삭제하겠다”며 세계보건단체 지침 혹은 팩트체커들의 판단을 그 기준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vaccine shot
한 의료인이 2021년 1월 19일(현지시각) 영국 블랙번 대성당 내 백신센터에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 Molly Darlington/Reuters=연합

이날 페이스북은 “오늘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력 보건기구와 협의를 거쳐 코로나바이러스와 백신에 대한 잘못된 주장을 포함해, 삭제할 허위주장 목록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목록에는 “코로나19 백신이 사람들의 DNA를 변화시킨다는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허위 주장’이 담긴 게시물을 포함한 페이지나 계정이 포함된 그룹에까지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룹 관리자는 운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그린라이트)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영상을 공개한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저커버그의 다른 발언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저커버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초 행정명령에 대해 칭찬한 내용도 포함됐다.

저커버그는 바이든의 행정명령에 대해 “이민, 다카(DACA) 유지, 무슬림 주요 국가로부터의 여행 제한(해제), 기후와 인종 형평성 향상에 관한 행정명령 등에 대해 모두 중요하고 긍정적인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지난 1월 그의 계정을 차단했으며, 차단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