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위보와 인민망 한국대표처의 10년…알려진 행적들

최창근
2021년 05월 10일 오후 9:00 업데이트: 2021년 05월 11일 오전 9:49

유창한 한국어를 무기로 전국 곳곳서 ‘협력’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행적은 어디까지?

“인민망 한국법인은 지난 5년 동안 인민일보와 인민망에 기반하여 국내외에서 영향력을 증대했다. 영향력·파급력은 한국 내 첫 번째 매체로 발전하여 그 사명을 다했다.”

2017년 1월 16일, 베이징 인민망 본사에서 개최된 인민망 창립 20주년 행사 기념 연설에서 저우위보(周玉波·주옥파) 인민망 한국대표처 대표는 5년간의 성과를 자찬했다. 이에 인민망 간부는 “대외 홍보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치하했다.

저우위보의 말처럼 2011년 11월, 인민망 한국대표처(피플닷컴 코리아) 공식 출범 후 강연, 인터뷰, 마케팅, 행사 등 한국 내 중국 관련 각종 행사가 불철주야 이어졌다.

한중 간 대형 교류 행사도 연간 10회 이상이었다. 저우위보도 한국 사회 곳곳으로 광폭 행보를 했다. 어떻게 저우위보는 한국 사회 곳곳을 파고들었을까. 10년간 행적은 어떠할까.

중국 공산당 대외 홍보의 신기원

인민망 한국대표처 설립 이듬해인 2012년은 한중 수교 20주년이었다. 이에 발맞춰 인민망은 ‘중한 수교 20주년 특별기획 한국 시장 20인 인민망 단독 인터뷰’를 기획했다.

광역·기초단체장 연쇄 영상 인터뷰에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송영길 인천광역시장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 5인 ▲성장현 서울특별시 용산구청장 ▲김선기 경기도 평택시장 ▲김철민 경기도 안산시장 ▲서장환 경기도 포천시장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 ▲채인석 경기도 화성시장 ▲이석래 강원도 평창군수 ▲이광준 강원도 춘천시장 ▲복기왕 충청남도 아산시장 ▲성무용 충청남도 천안시장 ▲한범덕 충청북도 청주시장 ▲박완수 경상남도 창원시장 ▲권영세 경상북도 안동시장 ▲박승호 경상북도 포항시장 ▲신장열 울산광역시 울주군수 ▲최양식 경상북도 경주시장 ▲김충석 전라남도 여수시장 ▲송하진 전라북도 전주시장 등 기초자치단체장 15인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한국 광역·기초단체장 20인 인터뷰 | 인민망 한국판 캡처

2021년 춘절(春節-중국 신년)을 맞이해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박병석 국회의장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양승조 충청남도지사 등 5인이 인민망을 통하여 중국인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두 기획은 모두 ‘친중(親中)’ 논란을 일으켰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저우위보는 한국 매체 필진으로도 활약했다. 2013~15년 머니투데이의 ‘세계 속으로’, 2017년 한겨레21의 ‘저우위보의 한국 생활’, 2018~19년 서울신문 ‘글로벌 In&Out’에 칼럼을 기고했다.

다수 한국 미디어 기업들과 제휴·협약

인민망 한국대표처가 스스로 가장 큰 성공 사례로 꼽는 것은 CJ ENM 계열 중국 전문 방송 중화TV와 ‘위클리 차이나우’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 한국 2200만 가구 중 1400만 가구가 시청함으로 새로운 방식의 대외 홍보 시대를 연 것이다. 저우위보는 2018년 11월, ‘위클리 차이나우’ 100회 특집에 출연하기도 했다.

아울러 인민망 한국대표처의 한국 미디어 기업과 제휴 협약·협약 체결도 지속했다. ▲연합뉴스 ▲조선일보 조선닷컴 ▲중앙일보 조인스닷컴 ▲동아일보 동아닷컴 ▲한겨레신문 ▲아시아투데이 ▲아주경제·아주뉴스코퍼레이션 ▲산업일보 ▲강원도민일보 ▲대구신문 ▲한라일보 ▲매일경제TV ▲소비라이프 ▲월간 리더피아 ▲TV리포트 등 신문·방송·통신·잡지를 망라한다.

2015년 1월, 인민망과 한국 최대 검색엔진 네이버가 제휴를 맺음에 따라 인민망 한국어판의 모든 기사가 네이버 검색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인민망은 이를 통하여 연간 5만여 건의 기사를 노출시키고 있다.

2018년 10월 20일 강원도 강릉시에서 한·중 고위급 언론인이 참가하는 ‘2018 한·중 미디어 포럼’을 개최했다.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를 비롯하여 김상수·송태엽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 탕웨이훙(唐維紅) 인민망 부총재, 왕융(汪涌) 신화통신사 수석기자, 류구이밍(劉桂明) 주간 민주와 법제 편집장, 저우위보 등 100여 명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저우위보와 인민망 한국대표처는 국내 각급 기관에도 손을 뻗쳤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세종학당재단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2019 광주수영대회조직위원회 등 각종 공공기관과 양해각서를 교환하거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5년 9월 14일 중국 내 전남 알리기 등 공동발전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 사진제공 신문고 뉴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원도 ▲전라남도 등 2개 광역자치단체▲광주광역시 남구 ▲광주광역시 동구 ▲경기도 광명시 ▲강원도 강릉시 ▲강원도 평창군 ▲ 경상남도 하동군 ▲경상북도 경주시 ▲전라북도 군산시 ▲전라북도 익산시 ▲전라남도 담양군 등 10개 기초자치단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밖에 사단법인 대한우슈협회, 중국어 교육기업 차이나탄과도 교류 협정을 맺었다.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민간기업 가리지 않고 손 뻗어

저우위보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한국 생활 중 좋았던 점으로 “다른 외국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인과 겉모습 상 차이가 거의 없고,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다 보니 주변에서 외국인으로 보지 않았던 점이 가장 편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인과 유사한 외모, 유창한 한국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 곳곳으로 발걸음 한 저우위보. 그녀 행적 중 알려지지 않은 영역은 어디일까. 그리고 ‘어둠의 영역’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도사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