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개월 남은 시한부 엄마입니다. 11살 딸에게 어떻게 작별인사를 해야 할까요”

김연진
2020년 10월 5일 오전 9:1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35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딸에게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데…”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여성 A씨는 엄마 없이 살게 될 어린 딸을 가장 먼저 걱정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딸에게 작별인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제목으로 A씨의 고민 글이 게재됐다.

그는 “길면 3개월 남았어요”라는 말로 담담히 사연을 써 내려갔다.

이어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저도 엄마 없이 자랐다. 제가 7살 때 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 뒤로 아버지랑 둘이 살았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A씨는 기억에 남는 가슴 아픈 일화가 있다고 말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친구들 모두 엄마 손잡고 있는데, 저만 혼자였다. 학부모 날에도 늘 혼자였다”

“처음으로 생리를 시작했을 때, 생리인 줄도 모르고 병에 걸린 줄 알고 혼자서 엉엉 울기도 했다”

“결혼할 때도, 엄마의 빈자리를 참 많이 느꼈다”

“아빠가 참 잘해주셨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더 큰 존재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렇기에 A씨는 더 비통했다.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자신의 어린 딸이 걱정된 것이다. 이제 고작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앞으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을까.

“우리 예쁜 딸이 아직 11살밖에 안 돼서 걱정입니다”

“앞으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교복 입은 모습도 보고 싶고, 같이 여행도 가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나중에 커서 성인이 되면 술도 함께 마시고 싶어요”

“결혼하면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도 참 예쁠 텐데…”

A씨는 고민을 털어놨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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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중에 딸에게 줄 편지를 조금씩 쓰고 있어요. 앞으로 딸이 크면서 볼 수 있도록,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편지를 쓰려고 해요. 동영상도 몇 편 찍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제가 너무 우는 바람에, 쓸 수 있는 영상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딸 앞으로 적금도 들어뒀고, 보험금도 딸이 성인이 되면 주기로 해서 친정 아빠에게 부탁해뒀어요.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걸로 될지 모르겠네요”라고 털어놨다.

지금도 병마와 싸우며 극한의 통증을 느끼고 있다는 A씨. “너무 아픈 날에는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지만, 저 없이 살아갈 딸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누리꾼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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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헤어지는 엄마에게, 무엇을 받고 싶으세요?”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나도 슬픈 나머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한 누리꾼은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다. “인생에 있어서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싶을 때. 그럴 때 엄마가 필요할 것 같다. 어머님이 생각하는 인생철학이나 경험, 조언 등을 적어둬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너무 슬프다. 제발 기적이 일어나길… 힘내세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