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스캇 리, 중국 감옥에서 보낸 2년 “21세기 노예나 다름없다” [단독 인터뷰]

2021년 10월 20일 오전 10:25 업데이트: 2023년 09월 2일 오후 12:10

중국에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한 재미 교포가 중국 구금시설에 있을 당시 비참했던 생활을 본사에 폭로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들어봤습니다.

스캇 리(Scott Lee) 씨는 중학교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재미교포입니다.

미국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던 리 씨는 2006년 우연한 기회로 사업 터전을 중국으로 옮기게 됐고 중국 정부에 영어 홍보 책자를 만들어 납품하는 개인사업을 했습니다.

리 씨의 집에 중국 공안이 들이닥친 건 지난 2018년 말입니다.

[스캇 리 | 재미 사업가 ] :

사람들이 우리 생활 패턴을 알았던 거예요. 저는 8 정도에 회사로 나가는데 7 정도에 들이닥친 거예요. 열  명이 들이닥쳐서 우리 집을 아주 샅샅이 뒤지는데 저는 처음에는 집사람이 기독교 쪽으로 관련돼 있으니까 추방당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너무 집요하게 물어보는 거예요.” 

“’ 번호는 뭐냐그러면서 이상하게 생각을 했는데, 저를 데리고 우리 회사로 갔는데 회사에 (공안) 열몇 명이 있는 거예요. 회사를 뒤집어놓은 거예요.” 

그날 우리 집사람도 잡혀가서 취조실에서 밤샘을 했죠. 근데 집사람은 일단 풀어주고 저는 그날로부터 2 동안 가족을 볼 수 없었죠.”

리 씨는 죄명도 모른 채 공안에게 끌려가 간수소에 감금됐습니다.

공안이 리 씨에게 씌운 죄목은 간첩죄. 하지만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 확보에 실패하자 1년 넘게 재판을 끌었고, 재판부는 결국 리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리고  리 씨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에 의해 추방될 때까지 길림성 장춘에 있는 티베이(Tiebei) 감옥에  갇혔습니다.

[스캇 리 | 재미 사업가 ] :

취조를 받는 동안 제가 생각을 보니까 6개월 넘게 쫓아다닌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사람이 나를 쫓아다니던 공안이었구나 기억이 나는 거죠.”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국정원 같은 곳이죠. 경찰 같은 .. 세계 지도를 붙여놓고국제 스파이단’이라고. 친구와 저를 다 엮어서 (감옥에) 넣으려고 그랬는데 증거가 나오니까 계속해서 무슨비법경영죄(非法經營罪, 중국 형법 제225)’란 말도  되는 법으로 엮어 넣는데..” 

그때 얘기 들어보니까 중국과 캐나다, 미국 관계가 너무 좋아지면서.. 저희 형님이 샌프란시스코 사시는데 샌프란시스코 쪽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간첩 혐의로 많이 잡혀갔데요.”  

결정적이었던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화웨이 사건이었던 같아요. 화웨이 딸이 캐나다에서 체포됐을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그때 말고도 캐나다 국적 사람들이 많이 잡혔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보복 같은 거죠. 그래서 우리 선양에 계시는 미국 영사님이 여러 가지로 힘을 써보는데 빨리 빼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저한테 그러셨거든요.

2018년 리 씨가 구속될 당시 중국에서 캐나다인 2명도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들 2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로 체포했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풀려날 때까지 3년 가까이 구금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보복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캐나다인 2명을 억류한 지 천일이 되던 지난달 5일 성명을 내고 “투명성이 결여된 중국의 법적 절차를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캇 리 | 재미 사업가 ] :

자본주의나 민주주의에서 사는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폐쇄적이고 독재적인 공산국가라는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 (감옥에서) 나왔을 때 트라우마가 심했었는데 요즘 많이 나아졌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글도 쓰고 책도 읽고 그러는데 그 충격이 굉장히 심했거든요. 중국에 우리 교포들이 아직까지도 2백만 정도 될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실체를 모르니까요.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미국 사람들도 그냥 수박 겉핥기로 알고 있거든요.”

리 씨의 감옥에서의 생활은 혹독했습니다. 구타와 폭행은 일상이고 강제노동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하루 12시간씩 일주일 내내 휴일도 없이 자동차 부품용 전선을 만들거나 재봉작업을 해도 받는 돈은 고작해야 매달 미화로 1달러!

영치금이 없는 수감자들은 비누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을 사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스캇 리 | 재미 사업가 ] :

때리는 것도 다반사고 전기봉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서 심심풀이로 이렇게 건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징벌방도 가서 고생도 해보고 했는데..  사람이 있는 극한까지 가는 거죠.”

근데 거기 있는 애들(수감자들) 얼굴을 보면 저뿐 아니라 뭐라 그럴까. 희망이 없다고 그럴까. 얼굴이 시체 같아요. 그리고 웃는 일이 없죠. 웃을 일이 없죠. 그리고 웃을 시간도 없고. “

근데 가장 억울한 뭐냐면 그렇게 십몇 년씩 일을 하는 애들의 돈을 노동력에서 나오는 감옥에서 착취해 가는 거예요저는 얼마 받았냐 하면 8위안을 받았으니까  8위안이면 1달러. 월급이 원인 거예요. 하루에 12시간씩 일하고..” 

그리고 일을 하면 때리고. 그래도 들으면 징벌방으로 보내고. 그다음 쓰러질 때까지 일하는 거예요. 병이 있다 그래? 일해’ 그러다 쓰러지면 그럼 의무방 가서 먹이고 조금 상태 좋아지면 다시 끌어내서 일 시키고.” 

근데 저는 그래도 2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견디자. 견디자 이러는데 기본적으로 십몇 년씩 있는 사람들은 거기서 그런 얘기를 해요. ‘살아 나가도 병신 된다.’ 근데 제가 보기에는 이미 십 년 지나면 정신적으로 제정신인 사람이 거의 없어요.” 

리 씨에 따르면 감옥에는 러시아, 일본, 위구르 등지에서 온 타민족 수감자들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떠돌다 범죄를 저질러 붙잡혀온 북한 주민, 그러니까 탈북자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리 씨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중범죄 혐의로 수감됐는데, 노예만도 못한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 수감자들은 돈도 없고 도와줄 배경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겁니다.

[스캇 리 | 재미 사업가 ] :

변경 지역이나 선양에 있는 모든 감옥들에 탈북인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엄밀히 말해서 제대로 재판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변호사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공안들에 의해서 잡혀 온 사람인데 확실히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있겠지만 억울하게 잡혀온 사람도 너무 많단 말이에요.” 

근데 사람들은 가족들한테 연락도 되지. 변호사도 없지. 영치금도 없지. 정말 21세기 노예예요. 노예도 이런 노예가 없는 거예요.  근데 중국 감옥에서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돼요. 약도 돈으로 사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북한 애들은 영치금이라는 것이.. 자기가 감옥에 들어와 있는 상태라는 것을 가족들이 모르는데, 영치금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 애들이 살아가는 방법이 한마디로 얘기하면 그냥 설거지해주고 남의 일을 해주고 조금씩 받는 거예요. 휴지 같은 것도 없어서 그것을 어떻게 남들한테 계속 빌려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녹록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빌려주고 이런 사람들이 아니 거든요.” 

돈이 없으니까 멸시당하죠. 북한 애들은 니네들 먹을 없어서 우리 감옥에 와서 먹는다 이런 식으로 의심까지 받고.. 그러니까 인간 이하의 삶을 사는 거죠. 한마디로..”

리 씨는 최근 본인과 주변의 수감자들이 감옥에서 겪었던 비참한 인권유린 상황을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놨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스캇 리 | 재미 사업가 ] :

“감옥에서 같이 고생한 탈북자들이나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거기에서 같이 고생했던 신장 위구르 사람 사람들이나 이런 사람들 얘기도 솔직히 많은 사람이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겉보기만 화려하고 이렇게 고도성장하는 중국이 자본주의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속고 있는 거예요.  

신장 위구르 친구들서부터 시작해서 또 내몽골 친구들도 있고 소수 민족이 굉장히 또 억압을 당하고 종교인들은 특히 너무나 비인간적인 그런 대우를 받고 있으니까 이걸 꼭 알리고 싶어서.. 억울하다는 게 아니라, 그래서 누구든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실체를 좀 잘 알았으면 해서요.”

NTD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