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신청했다가 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

재난지원금 신청했다가 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

이서현
2020년 05월 12일 오전 11:0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4

재난지원금 신청이 11일부터 시작됐다.

11일 하루에만 171만 6121명의 세대주가 1조 1556억 4500만원을 신청했다.

그런데 각 카드회사에 실수로 기부신청을 했다며 취소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업계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의 카드 신청 메뉴 안에 기부 메뉴를 설치하도록 지침을 내린 영향이 크다고 봤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부 신청 절차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각 카드사에 내려보냈다.

여기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 홈페이지를 만들때 기부 신청 절차를 포함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모 카드사 화면 캡처 | 연합뉴스

현재 대부분 카드사 지원금 신청 화면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본인 인증을 하면 고객이 받는 지원금액과 함께 기부금 신청 항목도 나온다.

기부금액은 만원 단위로 입력할 수 있고, 전액기부 클릭상자를 누를 수 있게 돼 있다.

기부금액 입력이 끝나야 지원금 신청절차가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무심히 전액기부를 클릭하거나 기부금액을 입력하는 사례가 많았다.

신청 첫날, 뒤늦게 이를 확인한 고객들이 각 카드사로 기부 취소를 문의했다.

당초 카드업계는 지원금 신청화면과 기부 신청화면을 분리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금 신청 절차를 마무리한 후, 이후 기부에 뜻이 있는 고객만 별도의 기부 신청 메뉴를 눌러 기부하는 방안을 구상했던 것.

하지만 정부는 지원금 신청 절차 내에 기부 신청 절차를 삽입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침을 따르면 일종의 ‘넛지(nudge, 팔꿈치로 찌르기·간접적 유도의 의미)’ 효과가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한번 기부하면 취소할 수 없게 했지만, 카드사는 당일에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카드사 신청 자료가 매일 오후 11시 30분에 정부로 넘어가기 때문에 그 이전에만 변경할 수 있다.

기부하기로 했다가 변심한 고객은 카드사 상담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재난지원금 신청을 마친 누리꾼들은 “나도 실수로 전액 기부함ㅠㅠ” “꼼꼼히 읽어봐야 함” “전체약관 동의하면 마지막 칸에 기부동참이 있는데 수정이 안 됨” 등의 경험담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