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말거는 할머니 손님한테 짜증냈던 편의점 알바생은 눈물을 쏟고 말았다

황효정
2019년 09월 9일 오전 9:4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24

편의점 알바생이 올린 사연 하나가 보는 이들을 눈물로 적시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편의점 알바하다가 울 뻔했다’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 A씨는 자신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하며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서는 가게 안이 아닌 밖에 어묵 통을 내놓고 간식으로 팔고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날 A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르바이트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때, 족히 여든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저기 가게 밖에 있는 어묵, 얼마유?”

“왼쪽 어묵은 900원이고 오른쪽 건 1,500원이에요”

“아휴, 너무 비싸다…”

다리도 아프고 피곤했던 A씨는 그런 할머니의 반응에 “속으로 ‘나보고 어쩌라고, 분식집 어묵도 1,000원이 넘는데…’ 싶어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고 했다.

퉁명스러운 A씨의 가격 설명을 듣고 밖으로 나간 할머니 손님. 할머니는 잠시 후 또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Pixabay

“학생~ 어묵 중에 어느 게 제일 잘 팔려? 어느 게 제일 맛있지?”

그런 할머니 손님이 귀찮고 피곤하기만 했던 A씨는 “다 똑같아요”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하고는 휴대전화만 만졌다.

A씨가 그렇게 딴청을 피우는 사이에 다시 가게 밖으로 나갔던 할머니는 어묵 두 개를 손에 들고 들어와 값을 치렀다.

어묵 두 개에 2,400원. 할머니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동전과 지폐를 꺼내 계산했다. 계산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A씨는 ‘끝까지 성가시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계산을 끝낸 할머니가 어묵 두 개 중 하나를 A씨의 손에 꼭 쥐여주었다.

“우리 손녀딸이 서울에 있는데, 손녀딸 생각나서… 아르바이트하느라 힘들지? 먹고 해”

A씨는 “할머니가 자기는 900원짜리 먹고 1,500원짜리 어묵을 나한테 주고 가셨다”며 “뭐가 잘 팔리냐고 물어보신 것도 나 주려고 그러셨나 본데, 내가 대답을 제대로 안 해드려서 그냥 제일 비싼 어묵을 고르신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A씨는 뒤늦게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게 됐다며 글을 끝맺었다.

A씨가 올린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가슴 뭉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