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호 하기로 했던 겁많은 유기견 수달이를 둘째로 ‘입양’하게 된 사연

이서현
2021년 02월 25일 오후 12:0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9

유기동물 임시보호를 하던 자원봉사자가 잠시 돌보기로 했던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그런데 이 소식과 함께 입양된 강아지 수달이가 최근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유난히 작은 눈에 까만 귀와 수달 같은 코를 가진 녀석은 마치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다.

진주에 있던 녀석은 공고기간이 열흘이나 지나도 아무도 데려가지 않아 지난 1월 초 봉사자와 인연이 닿았다.

Instagram ‘paw_inhand’

처음 만났을 당시, 수달이는 장염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구조되기 전, 사람과 접촉 없이 3~4개월 동안 철장 안에서만 지냈던 터라 사람도 무서워했다.

그는 최대한 녀석이 놀라지 않게 냄새를 맡게 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하지만 녀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파 밑으로 숨어들었다.

약을 먹이느라 숨은 녀석을 억지로 꺼낼 때마다 몸을 벌벌 떨었다.

혹여나 녀석이 사람을 더 무서워하게 될까 봐 속상하기도 했다고.

Instagram ‘paw_inhand’

그 사이 입양 문의가 계속 들어오자 그는 조심스럽게 수달이의 상태를 털어놨다.

아직 기침도 심하고, 약도 듣지 않아 네블라이저도 계속해줘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약을 먹일 때를 제외하고는 얼굴을 보지 못할 정도로 사회성도 제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입양을 보낼 때 선착순이 아니므로 공고가 올라오면 신중히 생각하고 아이의 특성과 상태도 꼼꼼히 확인 후 입양신청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좌] Instagram ‘ohsushu’ [우] Instagram ‘paw_inhand’
다행히 소파 밑에서만 지내던 수달이는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밖으로 얼굴을 비췄다.

그에게 다가오지는 못했지만 멀찍이서 지켜보거나, 소파 밖으로 나와 낮잠을 자기도 했다.

특히 그의 반려견 슈슈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치며 잘 따랐다.

그는 “수달이는 아팠던 아이였던 만큼 애착도 커서 정말 꼼꼼히 심사해서 보낼 예정이다. 정말 최상의 조건이 아니라면 제가 키울 생각으로 데리고 있다”라며 “물건 구매하듯 찔러보지 말아달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녀석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공고를 올리기 전임에도 입양 문의가 많았기 때문이다.

임시보호를 한 지 2주 정도 되자 수달이는 슈슈의 산책에 처음 따라나섰다. 또 배를 보여주기도 하고 그의 옆에서 편하게 코를 골며 자기도 했다.

Instagram ‘paw_inhand’
Instagram ‘ohsushu’

지난 21일, 봉사자는 수달이를 둘째로 입양하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는 “저에게 처음 마음을 열어서인지 제가 없으면 하울링을 하며 울고 불안해하는데 다른 집에 입양을 보낸다 생각하니 너무 신경이 쓰여 직접 키우는 게 맞다 판단했다. 무엇보다 정이 들기도 했다. 열심히 키워 보겠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너무 귀엽다. 사랑 많이 받고 건강해라” “충격적인 귀여움” “진심 어떻게 보내ㅠㅠ” “이름도 수달이야” “약간 고창석씨 부류 같아 ㅋㅋ” “토끼같네” “임보해주신 분이 사랑으로 대해서 마음을 열었구나”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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