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한번 안올린 건물주가 11년 만에 전화하더니 계좌번호를 묻네요”

이현주
2021년 01월 1일 오전 11:0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6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차인을 위해 1년 임대료 절반을 돌려준 임대인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에서 양초제작 납품업을 하고 있는 홍영수 씨는 자신에게 일어난 엄청난 일을 소개했다.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사진/연합뉴스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통해 전해진 사연은 이랬다.

홍 씨는 성당에서 기도할 때 쓰는 초를 제작해 성당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코로나19 사태는 절망과도 같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미사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거의 50%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사진/연합뉴스

그러던 지난 22일 가게 임대인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같은 자리에서 11년간 장사를 해왔지만 임대인의 연락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깜짝 놀라 전화를 받았더니 임대인은 “코로나19 때문에 힘드시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소상공인들이 힘들다고 하던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1년 임대료의 절반을 돌려드리려고 하니 계좌번호를 불러주세요”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한 소상공인/연합뉴스

홍씨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계좌번호를 불러줬다.

그는 “솔직히 절반을 돌려줄 거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2~3달 정도 임대료를 돌려주겠지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대인은 1년 임대료를 정확히 계산해 50% 입금했다.

임대인은 홍씨가 머문 11년간 단 한번도 임대료를 올린 적이 없었다고 한다.

임대인은 “사업 번창했으면 좋겠어요”라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사진/연합뉴스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낳았다.

연말에 큰 선물을 받은 홍씨는 그 따뜻함을 나누려고 마음 먹었다.

홍씨는 어려운 사람 위해 기부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어려울 때 따뜻한 마음을 전해줘서 감사합니다. 좋은 상황을 저만 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부라도 다른 이들과 나누자는 마음이 들어 아내와 상의해 기부를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