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 백신 접종 거부에 IOC 속앓이

류지윤
2021년 03월 15일 오후 8:15 업데이트: 2021년 03월 16일 오후 2:28

리틀 ‘NATO’ 중공 위협 중시… 백신 외교에 대항

지난 13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소집으로 미국∙일본∙인도∙호주의 4자 회담이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요시히데 일본 총리, 모디 인도 총리, 모리슨 호주 총리는 2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여러 중요한 의제를 다뤘다. 의제 중엔 5G, 화웨이, 해양 항해 안전, 백신 외교 등 중공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이 4개국 모두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어 이번 4자 회담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리틀 NATO’ 회의라고도 불린다. 미국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외에도 해리스 부통령, 블링컨 국무장관,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미국 측이 이번 회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가 충분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화상 정상회담이 조만간 개최할 대면 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선임 관리들은 “4개국 정상들이 중공에 대한 그들의 우려를 중점적으로 언급하면서 세계에서의 중공의 역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4개국이 공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역사적 제안’을 선포한 것이다.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앞서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이달 초 발언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백신 외교’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가 “백신을 이용해 각국과 접촉하면서도 인권∙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의 분야에서는 미국과 여타 국가의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장기적 이익이 걸린 네 나라가 중공의 ‘백신 외교’에 어느 정도 확실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본 측은 이미 중공의 백신을 보이콧했다.

IOC 속앓이… 일본, 중국 측 백신 승인 거부

4자 회담이 열리기 몇 시간 전,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올림픽 담당 대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공식적으로 나서서 “일본은 중국 백신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일본 대표팀은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동시에 선수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더라도 일본 선수들은 방역 조치를 취해 안전하게 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논조는 이미 굉장히 명확하다. 일본은 중공의 바이러스 백신을 승인하지 않았으니 일본 선수들은 중국에서 온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IOC가 무료로 제공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또한 일본은 다른 나라 선수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로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조에 IOC는 속앓이를 좀 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마요 대신의 발표에 앞서 IOC는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단을 위해 중국산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11일 중공이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의사가 있다며 “필요한 만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IOC는 이미 중공 측과 중국산 백신을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며 올림픽 참가자 수천 명에게 접종할 백신 비용을 IOC가 부담하기로 했다.

IOC의 이 소식은 주최 측인 일본을 놀라게 했다. 무토 도시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사무총장은 “사전에 일본 측에 알렸느냐”는 언론 질문에 “전혀 그런 적 없다”고 주장했다.

다마요 역시 “사전에 들은 적도 없고, 조율도 안 됐다”며 IOC 홈페이지에서 이 소식을 접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일본 올림픽은 백신 접종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일본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백신 접종을 전제로 하지 않을 것이지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반응으로 봤을 때, 이들은 IOC의 이 결정에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다. 수만 명의 생명과 관련된 중대사를 IOC는 중공하고만 간단한 소통을 하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상당히 경솔한 행동으로 보인다. 이야말로 일본이 울분에 차 주먹을 날린 중요한 원인이다.

IOC의 이번 결정이 ‘생명 경시’라고 해도 심하지 않다. 중국 백신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중국 백신, 임상 데이터 부족… WHO 감히 추천 못 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7일 IOC와 협력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공이 현재 수십 개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며 “안정성, 유효성이 각 나라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중공이 큰소리치는 것과 사뭇 다르다. 미국의소리(VOA)는 중국의 백신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중공 정부의 이런 태도에는 ‘백신 외교’의 냄새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WHO는 지금까지 중국 백신을 긴급사용 허가 리스트에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에 아직 3기 임상시험 데이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WHO와 중공의 은밀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WHO는 중공의 당 지부로 여겨지고 있다.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여러 차례 중공이 전염병을 은폐하는 것을 도와 누리꾼들 사이에선 ‘테드 서기’라고 불리고 있고, WHO의 많은 직원과 전문가들 역시 중공에 매수돼 피차 깨끗하지 못한 입장이다.

이렇듯 한통속이면서도 WHO는 중국 백신을 긴급사용 리스트에 넣지 않았다. 왜일까? 그들도 중국 백신을 믿지 못해 누구도 감히 중국 백신을 긴급사용 리스트에 올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중공과 내통하긴 했어도 사실 그들은 중공의 속내를 잘 알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3기 임상시험은 백신의 안전과 효과를 검증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신약 개발이 임상 단계에 들어가면 1기 임상에서는 보통 20~80명을 선발해 주로 약물의 안전성을 검증한다. 2기 임상에서는 보통 100~500명을 선정해 신약의 유효성과 부작용 여부를 관찰한다. 3기 임상에서는 보통 1000~5000명을 선정하고 심지어 더 많은 수를 선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반복되는 테스트를 통해 연구진은 안정성과 효율성 등 중요한 데이터를 도출한다. 그다음 데이터 상황에 따라 백신을 개선한다. 세계 각국 역시 연구진의 이런 중요한 매개 변수에 따라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3기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중국 측 연구진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국 측은 완전한 임상 테스트 데이터를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의 바이러스 백신이 ‘미국∙유럽 백신과 비교해 유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요한 원인이 여기에 있다.

지난 9일 페루 언론은 전 국립보건원 출신의 미생물학자 부스타만테 박사의 의견을 인용해 페루에서 진행된 3기 임상 테스트에서 중공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 2종의 유효율이 각각 33%, 11.5%로 나와 WHO가 정한 50% 문턱보다 크게 낮다고 보도했다.

홍콩 민의연구소의 부총재이자 홍콩이공대 조교수인 중젠화(鍾劍華)는 미국의소리에 “중국 시노벡 백신은 3기 보고조차 되지 않아 서방 국가들이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