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람선보다 더한 비극 일어났다” 의료진이 전한 요양병원 현 상황

이현주
2021년 01월 1일 오전 11:0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6

“일본 유람선보다 더한 일들이 요양병원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갇혀서 죽어가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구출해 주세요”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양상이다.

코로나 확진 환자를 이송 중인 의료진들/연합뉴스

이 가운데 고위험 확진자가 많은 전국 요양시설에서 집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 요양병원 의료진은 “환자를 구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코호트 격리되어 일본 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구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인 A씨는 코호트 격리 중인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청원글을 통해 “일본 유람선에서 정부의 오판으로 코호트 격리되어 712명이 확진되고 13명이 사망했다. 이보다 더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코호트 요양병원 내부상황 전하는 간호사/연합뉴스

A씨에 따르면, 부천 요양병원에서 153명의 확진자가 생겨 대기 중 사망 25명을 포함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구로구 요양병원에서는 15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2명이 대기 중 사망했다.

A씨는 “문제는 격리 기간 8명의 코로나 음성 환자도 사망했다는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눈 오는 창밖 내다보는 코호트 요양병원 환자/연합뉴스

요양병원엔 기저 질환을 앓은 중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병상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며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현재 요양병원 병동당 1~3명의 인원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요양병원 병실 오가는 병원 관계자/연합뉴스

A씨는 “식사 및 기저귀 갈기, 체위변환, 가래 흡인 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X-ray 장비도 이동이 제한돼 환자 상태 평가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간호 인력이 번아웃되면 아무도 환자를 돌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에 대한 정부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시상황으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