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까지 문닫고…英·日 패션기업들, 중국시장 전면 철수

장위제(張玉潔)
2020년 06월 30일 오후 3:30 업데이트: 2020년 06월 30일 오후 4:41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잇달아 철수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패션업계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일본의 패션의류 유통업체인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Stripe International)이 최근 여성 의류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브랜드는 중국 온·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문 닫을 예정이다.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은 2011년 9월 중국에 진출해 20~30대 여성 의류 전문 브랜드인 ‘어스 뮤직 앤 이콜로지’(earth music & ecology)를 운영해왔다.

업체는 지난 23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JD.com)의 온라인 플래그십 매장에 “코로나 여파로 이달 30일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공고했다.

자회사인 여성복 브랜드 ‘사만사 모스모스’와 ‘하이픈 워드 갤러리’도 철수할 예정이다.

또 다른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에 개점한 플래그십 매장도 이미 문을 닫았다.

중국 철수를 선언한 기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슈퍼드라이’(Superdry)도 지난 24일 중국 메신저 위챗(微信·WeChat) 공식계정을 통해 중국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 25개의 직영점과 41개의 라이선스(판권) 매장을 두고 있는 슈퍼드라이는 오프라인 매장과 티몰, 징둥, 웨이핀후이(唯品) 등 전자상거래 업체에 입점했던 쇼핑몰도 다음 달부터 차례대로 문을 닫는다.

슈퍼드라이는 중국 ‘트렌디’(赫基 ·Trendy)그룹과의 합작 투자사업을 종료하고 앞으로 영국의 공식 판매사이트를 통해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중공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 패션산업은 거의 완전히 멈췄다.

대만의 한 패션전문 웹진 벨라(Bella)넷은 지난 24일 “경영 능력의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일본의 패션 대기업 ‘레나운’(Renown)의 사례를 들었다. ‘아널드 파머’ ‘타임리스’ 등으로 유명했던 레나운은 지난달 중순 도쿄지법에 파산을 신청해 일본 상장기업 중 중공 바이러스 사태로 도산한 첫 기업이 됐다.

레나운은 2010년부터 중국 최대 의류기업 산둥루이(如意) 그룹과 합작 투자해 산둥루이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올해 초 산둥루이 그룹이 레나운에 약 4520만달러(약 543억원)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고, 레나운의 경영진이 산둥루이 그룹 이사회에서 퇴출당했다고 전해졌다. 여기에 중공 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쳐 파산 신청에 이른 것이다.

패션 관련 기업의 참담한 실적은 재무제표에서 드러난다. 오랫동안 중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온 미국의 명품기업 ‘태피스트리’(Tapestry)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9.4% 감소했고 6억7700만달러(약 8천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태피스트리 산하의 ‘코치(Coach)’ ‘케이트 스페이드’ ‘스튜어트 와이츠먼’의 영업 이익은 각각 20%, 11%, 4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