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들, 중공의 생체 장기적출 만행 규탄…한국은? 

이윤정
2021년 04월 5일 오후 11:00 업데이트: 2021년 04월 6일 오후 4:14

일본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참의원(상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SMG 네트워크’ 출범 3주년 기념 총회에서 중국 공산당(중공)의 생체 장기 적출 만행을 규탄했다. 생체 장기 적출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심지어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를 적출하는 것이다. 

가세 히데아키(加瀬英明) ‘SMG(Stop Medical Genocide: 의료 집단학살을 멈춰라) 네트워크’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중공 정권은 장기 이식을 국가 수익사업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자국민의 원정 장기 이식을 금지하고 있는데 왜 일본은 금지하지 않느냐”며 “지금은 신장, 홍콩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만 내일은 대만에서, 모레는 일본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2018년 1월 일본에서 공식 출범한 SMG 네트워크는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언론인들로 구성된 인권 단체다. 비인도적 행위로 강하게 의심받고 있는 중국 내 장기이식 사업에 관해 일본이 개입하지 않도록 해당 문제를 알리고 더불어 국내 장기이식 환경과 법률 정비에 힘쓰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중공이 무너지지 않으면 세계는 평화롭지 않을 것”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상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받는 위구르·네이멍구·티베트·홍콩 등을 거론하며 “이 무서운 전체주의 정당이 무너지지 않으면 세계가 평화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상원 의원 야마다 히로시는 “이 무서운 전체주의 정당이 무너지지 않으면 세계는 평화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킨 마루/에포크 타임스

그는 “코로나19의 재앙 속에서 전 세계가 중공 정권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됐다. 지금이야말로 국회가 초당적으로 힘을 합쳐 생체 장기 적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야마다 의원은 2년 전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이 산 채로 장기를 적출당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회에서 초당파 의원들이 중공의 비인도적 인권 탄압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키려 했을 때 대다수 정당이 찬성했지만 한 정당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결의안에 반대한 정당은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다.

공명당은 지난달 30일 열린 연립여당 정기회담에서 “총리의 방미 전 긴급한 일정에서 국회 결의를 추진하는 것을 피하자”고 제안했고 자민당 측이 이를 수용했다.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중의원 의원은 “미국, 유럽이 모두 중공의 장기 적출 문제를 직시하고 있으며 일본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마츠 의대 교수, 원정 장기 이식의 투명성 호소

이날 하마마츠 의대 이소 요시이치로(Yoshiichiro Oiso) 의학법률 교수가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WHO 규정을 인용해 “장기 이식의 상업화는 인간에 대한 범죄”라며 “불행히도 일본이 불법 원정 장기 이식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원정 장기이식’의 정의를 명확히 규정하고 원정 장기이식 등록제도를 투명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마마츠 의과 대학 이소 요시이치로 교수가 기조연설을 했다. | 칭윈/에포크타임스

이 대학병원은 2015년 해외에서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가 통상적인 경로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단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 환자는 자신에게 원정 이식을 알선한 NPO 법인과 함께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일본 대법원은 “병원이 국제이식학회 회원으로서 장기 거래와 원정 장기 이식을 금지해야 한다는 ‘이스탄불 선언’을 준수하고, 상업적 이식에 참여하지 않고 조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진단을 거부한 것은 합법적이다”라고 판결하고 소송을 각하했다.

이소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기를 이식받으러 해외로 간 중병 환자를 처벌하는 것은 인도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범죄가 의심되는 원정 장기이식에 관한 한 인간으로서의 본질은 의심받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정 장기 이식 문제는 의학계에서 회피하려는 문제”라며 “SMG 네트워크가 이 문제를 조망한 것은 기념비적 행보이며 그래서 이 캠페인을 지지한다”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 중공의 장기 이식 문제를 10년 이상 조사한 미국의 NGO 단체 ‘파룬궁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FEG)’의 영화를 방영했다. 

영화에는 중국의 한 병원을 전화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이식병원 의사가 “(기증자가) 30살, 20대 젊은이다. 기증자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날 국제 인권변호사인 데이비드 메이터스,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 전 외과 의사 엔버 토티, 다포(DAFOH·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 톨스턴 트레이 회장, 미국 뉴욕 변호사 주완치(朱婉琪)는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일본 87개 지역 의회, ‘중공 장기 적출 의견서’ 통과

SMG 네트워크의 전국지방의원협의회 관계자인 마루야마 하루야기(丸山治章) 즈시시 의원은 SMG의 활동 내용을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SMG 네트워크에 가입한 일본의 지방 의원은 현재 116명이다. 87개 지역 의회에서 중공의 장기 이식 문제를 다룬 의견서가 통과됐고 일본 정부에도 제출됐다. 

이와 동시에 법무성·외무성·후생노동성에 강제 장기 적출에 참여한 의사들의 명단을 제출해 각 성(省)에 이들의 입국 금지 조처를 내릴 것과 이 문제에 대해 인식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NPO 법인 일본 위구르협회도 참석했다. 위구르인들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용시설에서 중국 각지로 옮겨졌지만 중공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대형 병원이 있는 지역으로 옮겨진 후 행방불명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이식이 필요한 중동의 무슬림 부유층에게 위구르인의 장기는 ‘무슬림 장기’로 여겨진다. 

일본 위구르협회의 갈리스탄 이지즈(Gulistan Eziz) 이사는 “중공이 인체 장기 적출의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모든 사람이 장기 적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중공이 파룬궁을 박해할 때 우리 위구르족을 포함해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중공은 티베트인·위구르인·홍콩인을 박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로 마수를 뻗치고 있다.”

이지즈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중공의 박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중국 공산당이 ‘원발성 뇌간손상 충격장치(일명 뇌사기)’를 개발한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뇌사기의 특허 출원자는 경찰 고위 관료였다. 만약 이런 문제를 일본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면 다음은 일본이 위험하다”고 역설했다.

‘SMG 네트워크’의 사무총장이자 기자인 노무라 하타모리는 이날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파룬궁에 대한 박해와 생체장기적출 문제는 가장 크고 잔인한 문제지만 언론이 애써 외면하는 문제”라며 “반드시 전 세계인, 특히 일본인들이 알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가 움직인 후에야 일본이 움직이고, 그것도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선진국 가운데 오직 일본이 ‘마그니츠키 인권법’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하루빨리 법안을 통과시켜 인권이 낙후한 나라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일본은 이 방면에 앞장섰어야 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에 “지난해 한국도 장기이식 관련법을 개정했다”며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중국 원정 이식의 윤리적인 문제점에 대해 파악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공을 겨냥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보여주는 의원은 아직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국회 내부에서도 이 사안에 대한 실상이 점차 알려지고 있으며 관련법 개정 과정에서 뜻을 함께 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관계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한국에서도 뜻을 함께 하는 국회의원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