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30년간 죽도록 매달려 개발한 ‘샤인머스캣’에 얽힌 슬픈 전설

김연진
2021년 02월 2일 오후 12:0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5

“더는 한국에 일본의 식물 자원을 빼앗기지 않겠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국 식물 자원을 지키겠다며 법까지 개정했다. 종묘법을 개정해 ‘과일과 채소의 재산권 보호’ 규정을 추가했다. 종자의 해외 반출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일본에서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 배경에는 ‘샤인머스캣’이 있었다.

연합뉴스

샤인머스캣은 흔히 ‘씨 없는 포도’로 유명하며, 일반 포도보다 당도가 높고 맛과 향이 좋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과일이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샤인머스캣의 원산지는 일본이 맞다.

지난 1988년 일본의 한 연구소에서 일본 품종인 ‘아키즈21호’와 ‘하쿠난’을 인공 교배해 샤인머스캣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2006년 품종 등록됐다.

경북도 제공

하지만 ‘해외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가 됐다. 품종 등록 후 6년 안에 해외 품종 등록을 해야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일본은 샤인머스캣의 해외 품종 출원을 손 놓고 있다가, 등록 기한 2012년을 넘겨버렸다. 결국 로열티를 징수할 권리도 잃었다.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마트

뒤늦게 일본에서는 “한국이 샤인머스캣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전혀 없다.

또한 일본에서 재산권 등록을 하지 않아,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현재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중국, 베트남, 미국 등 20여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