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던 미혼부 아기 ‘하루 5시간’씩 대신 돌봐줬던 김혜리

이서현
2021년 01월 31일 오후 12:1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9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혜리가 일면식도 없던 미혼부를 도와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30일, 조선일보는 한국미혼부가정지원협회 김지환 대표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김 대표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다.

그는 딸 사랑이의 출생 신고를 위해 힘들었던 과정을 털어놨다.

김지환 대표 | 유튜브 채널 ‘여성가족부’

법률 구조공단을 수시로 드나들며 1인 시위와 네 차례의 재판 끝에 16개월 만에 딸의 출생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

‘혼인 외 출생자의 신고는 모(母)가 하여야 한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2항)’ 법조항 때문에 아빠 혼자서는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2015년 미혼부 자녀 간소화 법이 생겼다.

덕분에 친모의 이름이나 등록 기준지,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유전자 검사 결과를 거쳐 친부임을 증명하면 출생 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김지환 대표 | 유튜브 채널 ‘여성가족부’

김 대표는 당시 8개월 된 딸 사랑이를 위해 유모차를 끌고 1인 시위를 하며 화제를 모았다.

혼자 아이를 키우려니 경제활동을 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기띠를 한 채로 청소하고, 유모차 끌고 택배 일을 하는 등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 일자리가 13번 바뀌었다.

그러던 중, 김혜리에게서 연락이 왔다.

1인 시위 하는 걸 봤다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덕분에 그 시간 동안 김 대표는 근처 식당에서 설거지를 할 수 있었다고.

이후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고서부터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중개 보조로 일하면서, 여행사 운전기사로 투잡을 뛰었다고 한다.

김지환 대표 | 유튜브 채널 ‘여성가족부’

김혜리는 지난 2014년 이혼해 홀로 딸을 키우고 있다.

같은 해 SBS ‘궁금한 이야기Y’를 통해 김 대표의 사연을 접한 그는 제작진을 통해 연락을 취해 경제적인 지원에 사랑이를 직접 돌보기까지 자처했다.

당시 김혜리 측은 “엄마로서 누구보다 이들의 사연에 가슴 아팠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리 소속사도 스포츠투데이에 “오래전 일이다. 1년이 좀 안 되는 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준 걸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도 부분에서도 도움을 준 걸로 알고 있다. 지금도 김지환 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혜리 인스타그램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천사시네” “저건 아무나 못하는 일이다” “애들 한 두시간 보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눈물난다” “세상은 이래서 살만한가 보다”라며 그의 선행에 찬사를 보냈다.

김혜리는 1988년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된 뒤 배우로 데뷔했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 ‘신돈’ 등 굵직한 사극과 ‘장미의 전쟁’ ‘어머님은 내 며느리’ ‘최강 배달꾼’ ‘비켜라 운명아’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드라마 외에도 딸 아이에게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라며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