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지옥’ 베네수엘라, 3년만에 또 화폐단위 변경하나

연합뉴스
2021년 07월 2일 오전 8:23 업데이트: 2021년 07월 2일 오전 8:23

블룸버그 “이르면 8월 100만 대 1 화폐개혁 계획”

살인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화폐 단위를 축소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을 3년 만에 또 추진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익명 관계자들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이르면 오는 8월 볼리바르 지폐에서 0 여섯 개를 빼는 100만 대 1 화폐 개혁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100만 볼리바르가 1볼리바르가 되는 것으로, 현재 321만9천 볼리바르 수준인 1달러가 3.2볼리바르가 되는 셈이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경기침체가 이어진 베네수엘라에선 수년째 살인적인 초인플레이션도 계속되고 있다.

백만 단위까지 치솟았던 천문학적인 연간 물가 상승률이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연 수천%에 이른다.

자고 나면 몇 배로 오르는 물가 탓에 장을 보려면 돈다발을 싸서 가야 하는 상황이 됐고, 기업들도 지나치게 큰 돈 단위 탓에 회계 처리 등에 곤란을 겪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2008년 1천 대 1, 2018년엔 10만 대 1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고액권도 잇따라 새로 발행했지만 화폐가치가 계속 떨어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지난 3월 나온 역대 최고액권인 100만 볼리바르의 가치는 현재 32센트에 불과하다.

또 한 번의 화폐 개혁이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컨설팅업체 신테시스 피난시에라의 타마라 에레라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경제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면 몇 년 안에 또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