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속의 진안삼 만들고 싶어” 김정배 진안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장

전라북도 진안군은 한국의 대표적인 인삼 산지이다. 진안에서 연간 생산되는 인삼은 전국 생산량의 15% 이상이다. 오늘날 경작 면적은 1100ha(350여 만 평), 연간 생산량 1800톤에 이른다.
진안에서 인삼은 충남 금산군과 인접한 용담면(칠은리)에서 시작되어 소규모로 재배하다가 1935년 진안 용담 인삼조합이 설립되면서 인근 주천, 정천, 안천면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현재는 진안군 전역에서 두루 경작하고 있다. 이러한 진안은 대한민국 제1호 홍삼명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진안군은 인삼·홍삼 산업화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물이 진안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이다. 2008년부터 추진한 홍삼 한방 클러스터 사업은 주체 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 체계 구축 네트워크 확장, 산업 다양화를 위한 산업화, 마케팅을 핵심 사업으로 한다. 사업을 통해 진안군 홍삼·한방 산업의 연계 강화와 집적을 이루고 지역 농업 활성화, 생태 건강 산촌 만들기라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김정배 진안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장으로부터 진안 인삼의 역사와 특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김정배 단장은 1979년 공직 생활을 시작한 후 진안군청 주요 보직을 거쳤다. 특히 진안 홍삼 브랜드화, 홍삼클러스터 조성 등에 공헌했으며 공직 퇴임 후 진안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장으로 일하며 진안 인삼의 가치를 제고하고 알리는 데 전력하고 있다.

진안 인삼의 흥미로운 유래와 역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인삼 산지로는 충남 금산이나 인천 강화 등이 널리 알려진 것은 사실입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그러하고요. 진안 인삼은 이 분야 종사자를 제외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이 미약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나름 300년 넘는 역사를 지녔습니다.”

300년 넘는 역사라고요?

“지금부터 370여 년 전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운장산 아래 신선이 되고자 하는 도인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선약을 채취하여 복용하고 심신 수련을 하며 신선이 되고자 하였는데 와중에 이상한 ‘초근(草根)’을 발견하여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인삼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로 진안군 전역에서 인삼이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전설(?)에 가까운 게 조선시대 공식 기록인 《동국여지승람》, 《진안군지》 등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유야 어찌했든 오늘날 진안은 인삼 생산량 1800톤 정도로서 전국 전체 인삼 생산량의 15%를 차지고 있습니다. 진안의 인삼은 충남 금산의 인접지역인 용담 지역부터 재배가 확산되었는데 이는 금산삼업조합 이용이 쉬웠기 때문입니다. 이후 원래 전라북도 소속이던 금산군이 충청남도로 편입된 후에는 전라북도의 중점 산업으로 육성되어 진안읍에 전북인삼조합이 설립되고 전라남북도를 관할하는 이 지방 인삼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다른 지역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진안 인삼만의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면요?

“전라북도 북동부에 자리한 진안군은 남쪽으로는 장수군, 북쪽으로는 무주군, 충청남도 금산군과 인접하였습니다. 노령산맥 동쪽 사면과 소백산맥 서쪽 사면 사이에 자리한 300m 이상의 산간 고랭지의 고원 분지로 지역적 특징의 영향을 받아 일교차가 커 고랭지 채소 재배가 활발합니다. 인삼 또한 이의 영향을 받아 다른 나라의 인삼 생육 기간인 120~130일보다 60여 일 정도가 더 길어 인삼이 발육을 충분히 할 수 있어 진안 인삼의 품질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진안군의 전반적인 토질은 사질 양토가 많고 유기질과 무기질 함량이 높아 인삼이 생육하기 적합합니다. 진안고원에서 생산되는 인삼은 세포 조직이 치밀하고 향이 진하지만 맛은 순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하여 항암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고혈압, 당뇨, 천식,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사포닌 성분이 다른 지역 인삼보다 월등히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인삼과 홍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수삼은 밭에서 채굴하여 가공하지 않은 인삼으로서 70% 내외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삼류의 원료가 되는 것으로서 대개 고(高)년근은 5∼6년 차 저(低)년근은 4년 차에 수확합니다. 수삼(水蔘)은 세월의 깊이, 경작인의 정성을 먹고 자란 영삼(靈蔘)이자 영초(靈草)라 할 수 있습니다. 수삼을 장기간 저장할 목적으로 수증기로 찐 다음 익혀서 건조시킨 담적 황갈색의 제품이 홍삼입니다. 증삼, 건조 등 과정을 거쳐 수분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하게 되는데 제조 과정 중 비효소적 갈색화 반응이 촉진되어 담적갈색의 색상을 가지며, 매우 단단한 형태로 가공되어 원형이 장기간 유지됩니다.”

진안은 대한민국 유일 ‘홍삼·한방 특구’지역입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진안군은 2005년 12월 6일, 대한민국 유일 홍삼 한방 특구 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진안 군수 품질 인증 조례’에 의거하여 각종 검사를 거쳐 ‘군수 품질 인증 제품’을 선정하며 홍삼연구소에서 품질검사와 제품 개발 등 진안 홍삼 명품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품질인증제품은 57개 업체, 74개 제품으로 추출액 53개, 농축액 9개, 절편 5개, 정과 2개, 젤리 2개, 사탕 2개, 차 1개 제품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홍삼 명인이 진안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유일 ‘홍삼명인(식품명인 제44호)’로 지정받은 고(故) 송화수 명인이 계셨습니다. 송화수 명인은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소개된 전통 홍삼제조법을 원형대로 계승해온 장인으로서 진안홍삼의 명성을 높였습니다. 고 송화수 명인은 평균 해발 400m의 고원지대에서 재배되는 진안인삼을 원료로 4~6년근 수삼을 명인 특허방식으로 증숙한 후 건조·숙성시켜 홍삼을 생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포닌 성분을 최대한 잃지 않는 저온증삼방식을 개발하여 발명특허로 등록하고 진안군 내 홍삼 농가에 전파하여 진안홍삼이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아버지 작고 후 아들 송인생 씨가 전수받아 2대째 홍삼 명인으로서 명성을 얻었습니다. 2대에 걸쳐 명인이 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죠.”

올해도 진안홍삼이 2022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7번의 수상 비결은 무엇일까요?

“특별히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굳이 찾는다면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요인은 진안홍삼의 명성과 신뢰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진안홍삼 관계자 분들의 노력이라 봅니다. 이 두 가지가 힘을 발하여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듯합니다.”

수상 비결 중 하나는 진안홍삼연구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진안홍삼연구소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지방자치단체 연구소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습니다. 2008년 재단법인 진안홍삼연구소가 설립되었으며 식품 등 잔류농약분석기관 인증을 획득하였고 지역특화 및 제품 개발, 소재화 연구 및 기능성 연구, 기술 개발 및 기술 이전 등 세계 최고의 홍삼 특성화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삼한방농공단지 내에 있는 연구소는 대지 12,960㎡에 연건평 1,998㎡ 규모의 2층 건물입니다. 1층에는 영상홍보관, 세미나실, 체험실, 행정지원실 등이 있고 2층에는 연구기획실과 연구실(미생물실, 기기분석실, 세포실험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홍삼연구소는 홍삼 분야 전문 연구, 시험, 검사, 홍삼기업육성지원 등 세계 최고의 홍삼 분야 특성화 연구소 실현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과도 적잖습니다. 그동안 기술 이전 47건, 제품 개발 63건, 특허등록 57건, 특허출원 9건, 품질인증 74건, 논문 게재 44건, 학술발표 103건 등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얼마 전 홍삼‧한방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진안홍삼연구소가 진안 지역 인‧홍삼 및 특용작물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진안 인‧홍삼 및 특용작물의 고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진안군이 주관하고 진안홍삼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인‧홍삼 관련 종사자, 학계 전문가, 진안군 관계자 등 약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전문가 교육 및 유관 기관 간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태영 진안홍삼연구소 소장은 ‘진안홍삼연구소의 연구현황 및 추후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연구소 주요 연구성과 및 추후 연구계획, 진안군의 품질인증제도, 진안홍삼의 성분 및 우수성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손효연 진안홍삼연구소 이사는 ‘하우스를 이용한 친환경 인삼재배 방법’을 주제로 인삼 유기농 재배기술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나승열 건국대학교 교수는 ‘고려인삼 신소재 개발과 효능 및 홍삼박 새활용’을 장광진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는 ‘진안 치유약초 생산과 이용’을 주제로 고품질 약초 친환경 관리 및 약초의 이용과 치유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김호빈 ㈜웅진식품 중앙연구소 박사는 인‧홍삼 제품 개발 및 유통 전망에 대해 향후 제품 개발 방향과 유통시장 변화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진안 홍삼’ 브랜드 제품이 다양합니다.

“진안 홍삼 브랜드 중에서 홍삼 제품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홍삼 달인액이 독보적입니다. 이 외에 홍삼 농축액, 홍삼 캔디, 홍삼 화장품 등등 ‘진안 군수 품질 인증’ 제품, 다양한 홍삼 제품이 있습니다. 홍삼에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틱형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한편 저희가 자신 있게 권하고 싶은 제품은 홍삼 농축액 제품류입니다.” 그는 “진안 홍삼 제품은 선물용으로도 좋지만 가까이 두고 복용하면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한 해 동안 힘들었을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도 좋습니다.”(웃음)  진안과 진안 인삼, 홍삼 이야기 보따리를 한바탕 풀어 놓은 김정배 단장은 “진안 홍삼은 2015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받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입니다. 앞으로 100% 진안고원산으로 만든 진안홍삼 품질과 효능이 더욱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보답해 가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