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만싱크탱크 부대표 “민주국가 향한 中 공산당의 무례함, 세계 평화 해쳐”

한국전문가 둥스치 대만싱크탱크 부대표

이윤정
2023년 04월 24일 오후 5:08 업데이트: 2023년 04월 25일 오전 9:15

경제·안보에 中 필요했던 과거와 달라
韓 경제에 미치는 中 영향력 대폭 감소
대만 의제는 세계적 관심사中 내정 아냐
과도한 中 의존도 벗어나 한미협력 강화해야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한 외신 인터뷰 발언을 두고 중국 정부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둥쓰치(董思齊) 재단법인 대만싱크탱크 부대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주국가, 주권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한국의 국익에 입각한 발언”이라며 “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무례하고 비판적인 언사는 민주국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고 세계 평화를 해치는 행위”라고 말했다.

둥 박사는 중문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의 태도를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둥쓰치 부대표는 대만 내 손꼽히는 한국 연구자로, 국립대만대학에서 한류 산업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만동북아학회 부비서장, 국립대만사범대학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만싱크탱크는 집권 민진당의 정책연구재단이다.

둥 박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확고한 발언이지만, 중국 공산당은 민주주의 국가의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한국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익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중국은 이런 식으로 무책임한 발언을 해선 안 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무례한 태도는 세계 평화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로서는 중국 정부의 이런 행위를 내정 간섭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서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한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일대의 긴장 고조와 관련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 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타인의 말참견을 불허한다”는 표현을 써 가며 반발하자 한국 외교부는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둥 박사는 “대만해협 의제는 이미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됐으며 중국 내정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부가 완곡한 표현으로 대처했던 이전과 달리 강경 대응을 한 것에 대해 “한미관계가 더욱 진전되고 한일관계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둥 박사는 윤 대통령의 대중 외교 기조가 지난 정부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원인에 대해 경제·안보 측면에서 2가지 이유를 꼽았다.

우선 한국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다.

둥 박사는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지만, 중국은 최대 무역 흑자국에서 무역 적자국으로 바뀌었다”며 “한국의 무역 흑자국이 중국이 아닌 베트남으로 바뀌면서 중국의 경제적 매력도가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중국에 대해 많은 기대와 희망을 품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상황과 중국의 봉쇄정책으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거 철수해 동남아 국가로 이동했다”며 “한국은 산업 공급망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윤 정부의 대중 정책이 이전 정부와 달라진 또 다른 원인으로 “한국의 안보와 관련해 중국이 북한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대응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북핵 위협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한국 내 일부 반발 세력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드 문제로 경제적 보복을 당한 경험 때문에 중국의 보복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둥 박사는 “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정치·경제·과학기술 등 여러 방면에서 전반적으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 중국이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한편 중국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기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둥 박사는 “전염병, 우크라이나전쟁, 미중무역전쟁 등 다변화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한국은 더욱 많은 동맹을 결성해야 하고 특히 미국과 확고한 동맹을 형성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한일관계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대만해협의 안정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관심의 초점이 된 관건적 시기에 한국 정부도 과거처럼 한쪽 눈을 감아 주는 방식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과거에는 안보와 경제 관련해 모두 중국이 필요했지만, 현재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경제적 측면에서 영향력이 매우 약화한 상황이므로 한국은 주변국과 더욱 실리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