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IAEOT) 이승원 회장

Lee Jisung
2013년 02월 13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19년 11월 6일 오후 3:09

지난해 8월 말 장기매매를 소재로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한 영화가 한 편 있었다. 바로 ‘공모자들’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중국의 대형병원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거기서 일어나는 불법 강제장기적출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여줬다. 끔찍한 건 중국에서는 그런 일들이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를 만든 김홍선 감독은 “무관심하면 모두가 공모자들이다”면서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메세지가 전달된 것일까. 지난 12일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Ethical Organ Transplants, 이하 IAEOT)가 한국에서 정식 출범했다.  IAEOT 이승원 회장(의학박사 · 사진)을 만나 보았다.

– IAEOT 활동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예전에 몹쓸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해야 할 상황이 있었다. 당시 삶을 돌아보니 평생 환자를 진료해 왔지만, 명(名)과 이(利)를 구하는 마음으로 환자들을 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식은땀이 났다. 그때 만약 나에게 단 하루라도 시간이 남아 있다면 그 하루는 오직 남을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겠다고 다짐했다. 작년 말 국제 의료 인권단체인 DAFOH(Doctors Against Forced Organ Harvesting) 한국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면서 한국에서도 강제장기적출에 반대하는 협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 IAEOT 활동이 한국사회에 어떤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한국은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중국의 강제장기적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묵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0일 열릴 중국의 강제장기적출 범죄를 다룬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원제:State Organs)’의 출판기념회와 22일 열릴 국회토론회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낼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부정의(不正義)를 막을 수 있는 실천적인 해결책들이 나오지 않겠나.”

– 현재 활동 중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출판기념회와 국회토론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류 인사들을 만났다. 기꺼이 공감해 주시는 분도 있었지만 나서길 꺼려하는 분들도 많았다. 특히 의료인들이 그랬다. 중국의 불법 장기적출이라는 주제가 의료인들과 가장 밀접하기에 책임이 큼에도, 중국과의 관계 단절이라든가 또 그로 인해 받을 불이익을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면 길은 열릴 것이라고 본다.”

–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윤리의식이 중요한데,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최근 제약회사와 의사 간에 발생한 리베이트 사건이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사명감과 윤리의식이 필수다. 돈벌이를 위해 부도덕한 행위를 해서야 되겠는가. 하지만 분명 사명감과 투철한 윤리의식을 가지고 실천하는 의료인들도 많을 것이다. 중국의 강제장기적출 만행에 대해 알려나가면 의료인들의 양심도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나아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원제:State Organs)’ 출판기념회

주최 :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 시대의 창 출판사

일시 : 2013년 2월 20일(수) 오후 2시

장소 : 카톨릭청년회관 <다리> 5층 니콜라오홀

문의 : 070-4640-1117

 

‘장기이식의 현실과 미래’ 토론회

주최 :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 DAFOH

일시 : 2013년 2월 22일(금) 오전 9시~12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신관) 2층 소회의실

문의 : 070-464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