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거액 분식회계·돈세탁 혐의 중국인 체포…현지언론 “스파이 추정”

류지윤
2020년 08월 18일 오후 10:15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27

분식회계로 회사 가치를 부풀리고 천억대 규모의 자금을 돈세탁한 혐의로 중국인 남성이 인도에서 체포됐다.

인디아 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세무당국은 지난 12일 중국인 뤄상(42)을 100억 루피(1천5백억원)의 분식회계 및 돈세탁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세무당국은 이날 중국과 관련된 돈세탁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수도 뭄바이를 비롯한 21개 지역에서 중국기업과 은행원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와 수색을 벌였다. 수십 명이 조사를 받았으나 체포된 인물은 뤄씨 1명이었다.

인도 언론들은 뤄씨가 지난 2018년에도 중국 스파이 및 돈세탁 혐의로 체포됐다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던 전력이 있다며 “최근 국경분쟁을 벌인 중국 정권이 그를 이용해 인도 경제에 혼란을 주려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인도 기업 5곳의 실질적 소유주인 뤄씨는 중국 국적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총 100억 루피(1천5백억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티베트 라싸 출신 중국인 뤄씨는 체포 당시 찰리 펑 등 위조 여권 2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최근 주소지를 여러 차례 변경했음이 확인됐다.

세무당국은 뤄씨가 사법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의 여권을 사용하고 주소지 변경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 남성 뤄상이 사용한 위조 인도여권 사본 | 타임스나우

또한 뤄씨는 인도 반트한 은행, ICIC 은행 직원들과 짜고 찰리 펑 명의로 매일 3천만 루피(약 4억7천만 원)를 하왈라 송금 시스템을 이용해 홍콩으로 송금하는 등 돈세탁 혐의도 받고 있다.

화왈라는 동남아, 중동 지역의 무슬림들이 사용하는 비공식 송금 시스템이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편리하며, 정부 관리 감독을 받지 않아 최근 범죄자와 테러리스트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합법적인 금융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돈세탁에도 종종 이용된다.

인도 경찰은 뤄씨가 중국 대형 금융 그룹인 인허증권(차이나갤럭시증권)에 근무하다가 2008년 그만둔 경력에 근거해 중국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