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능 기술 적용된 이스라엘의 군사력, 어디까지 왔나

2021년 06월 8일 오후 6:18 업데이트: 2021년 06월 8일 오후 6:18

현대전에서 정밀 거점 타격은 더 이상 첨단 군사 기술이 아니다. 이제는 흔한 기술이 됐다.

이란의 2인자인 가셈 솔레이마니는 무인기에 의해 살해됐고 모센 파크리자데 이란 핵 과학자는 이란 테헤란 근처에서 원거리 조종 기관총에 사살됐다. 무슬림 샤단 이슬람 혁명 수비대 지휘관도 무인기에 살해됐다.

대부분 사람들은 무인기로 사살이 이뤄졌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이 모든 작전이 한 치의 오발도 없이 이뤄졌고 무고한 피해자를 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기술은 목표물의 고정과 행적 추적, 신원 확인이다. 이는 마지막 치명타를 날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대량의 정보 수집과 고도의 계산 및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과거 전쟁에서 전사들은 정해진 방향에서 적을 볼 수 있지만, 오늘날 적들은 분산되고 은밀하며 시간에 민감한 목표물이라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적들을 발견하는 즉시 타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이 도전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정보로 전쟁을 이끄는 것이다. 그들은 전장의 부대에 3차원 지도로 구성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신비한 부대 두 개가 탄생했다. 이들은 각각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 소속 9900부대와 8200부대이다.

이스라엘군 정보부대 | IDF 블로그

작전 중인 부대에 실시간 증강현실 제공하는 9900 부대

9900부대는 위성과 항공기의 지표면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작전 부대와 정책 결정권자에게 이를 제작·해석해 육·공군에 전례 없는 전장 환경의 증강된 현실감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이 부대의 핵심 임무는 적이 아무리 깊이 숨어도 최대한 명료한 방식으로 적을 작전부대에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개념에 따라, 정보는 작전 체계에 통합돼 부대에 효율적으로 전달돼 전선의 병사들에게 적의 정확한 영상, 현지 분석, 적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고 효율적인 공격 방법을 조언한다.

또한 위성, 무인기, 인공지능 등 기술을 이용해 전천후 조건에서 고정밀 정보와 고해상도 이미지를 수집하며, 이 정보를 이용해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파악하고 대비한다.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적진 후방에 진입한 지상군은 태블릿 모니터를 통해 전장의 정보 화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적 건물에 진입한 부대는 건물 내부의 상황을 볼 수 있으며, 심지어 건물에 진입하기 전부터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다. 3차원(3D) 전쟁 게임에서나 보던 상황이 실전에서 가능해진 셈이다.

이 능력은 지상부대에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공군도 이 능력을 이용해 더욱 간결하고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하마스 특정 목표물을 조준한 조종사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느 창에서 표적을 사격해야 하는지 훤히 알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수백 명의 병사가 소속된 9900부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에야 이 부대의 비밀이 서서히 공개됐다.

이스라엘군이 밝힌 바에 의하면, 9900부대는 더 치명적이고 효율적이며 빠른 방식으로 전투할 수 있도록 전력을 집중했다.

이스라엘군 정보부대 | IDF 블로그

젊음과 영성 넘치는 엘리트 정보부대 8200부대

이스라엘군 중 가장 유명한 8200정보부대는 정보 수집과 암호 해독을 담당하는 엘리트 부대이다. 또한, 이 부대는 젊은 부대로 18세에서 21세 청년들로 구성돼 활력과 영성(靈性)이 넘친다.

신호정보(SIGINT), 시각정보(VISINT), 인적정보(HUMINT), 지리정보(GEOINT) 등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해 이스라엘군은 천문학적인 원시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8200부대의 정보는 이스라엘 전체 정보의 50%를 차지한다. 실제 전투에서 이런 데이터가 활용되려면 이 정보를 정리해 타격에 필요한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그들은 독특한 계산법과 코드를 만들었으며, 여러 유명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연금술사’, ‘복음’, ‘지혜의 깊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들은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했다.

‘복음’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군사정보국 연구부서에 건의를 제공한다. 연구 부서는 건의 내용을 이용해 질 높은 목표물을 식별한 뒤 이스라엘 공군에 데이터를 전달해 타격을 실시한다.

이스라엘군은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체 학습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사용함으로써 전장의 부대들은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이슬람 극단조직의 공격에 주의할 수 있다. 이 역동적이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시스템은 전장의 모든 부대 지휘관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기구에서 일어난 11일간의 전투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극단조직의 목표물에 정밀타격을 실시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그들이 공격한 목표가 이 두 단체의 중요 인프라와 인원이라고 밝혔다. 공격한 목표는 미사일 발사대, 미사일 제조 생산 저장 장소, 군사정보 기관, 무인기, 지휘관 숙소, 하마스 해병대원이 포함된다.

하마스 고급 특수요원 배섬 이서를 겨냥한 습격은 고층건물 밑의 터널에서 진행됐으며, 주변에는 6개의 학교와 병원이 있었다. 하지만 민간인 피해는 전혀 없었다.

이서는 가자시의 여단장이며, 2014년 ‘국경 보호 행동’ 이후 이스라엘에 사살된 최고위급 하마스 군인이다. 그는 하마스 네트워크 및 미사일 기술 책임자, 발전사업부 담당자 및 하마스 무기 제조 부서 인원 13명과 함께 사살됐다.

이 모든 결과는 장기적인 정보 수집과 인공지능의 응용과 상관있다. 인공지능의 개입은 전쟁의 속도를 높이고 전투의 시간을 단축시켰다. 실제로, 슈퍼인식 기술을 이용해 목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은 실전에서 무르익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5월 초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팅을 처음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전쟁은 인공지능이 전력의 핵심 구성과 역량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끄인 첫 전쟁이 됐다.

인공지능은 과거 수많은 공격에서 사용됐지만, 이번에 전투 과정을 바꾸는 능력을 가장 포괄적 기술로 사용됐다.

이 같은 기술적 우위에도 이스라엘은 30년 후 닥칠 위협에 대한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새로운 장기계획 수립과 도시 포화공격에 대한 전술 개발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