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의 인생을 바꾼 반려견 ‘순심이’ 무지개다리 건넜다

이서현
2020년 12월 26일 오전 11:0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

가수 이효리의 반려견 순심이가 이효리 품에서 편안히 세상을 떠났다.

지난 24일 평강공주보호소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이를 알렸다.

“이효리님께 오늘 소식이 왔습니다. 2010년 이효리 님의 가족이 되었던 우리 순심이가 어제 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효리와 순심이가 얼굴을 맞대고 있는 흑백 사진과 함께 이효리의 메시지도 공개했다.

이효리는 “소장님 우리 순심이 어제 갔어요, 제품에서 편안히 갔습니다. 순심이를 거둬주시고 저를 만나게 해주신 것 너무나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동해시보호소에서 순심이 데리고 나와주신 봉사자분, 안성에서 대모가 되어주신 봉사자분 모두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순심이도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 그리고 사랑을 전해요”라며 순심이와 인연을 맺게 해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효리는 순심이를 만나 “이렇게 자기밖에 모르던 철부지도 사랑을 알게 됐다”라며 보호소가 하는 일이 숭고하고 아름답다는 말도 덧붙였다.

안성평강공주보호소

이 고백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순심이를 만나면서 이효리의 행보는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2000년대 이효리를 모델로 세우면 무엇이든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업계 최고 모델료에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런데 2012년 이효리는 더는 상업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배경에 순심이가 있었다.

JTBC ‘효리네 민박’

2010년 이효리는 안성보호소에 봉사하러 갔다가 순심이를 처음 만났다.

순심이는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에 혼자 우울한 모습으로 혼자 있었다. 만져달라 보채지도 않는 녀석이 눈에 밟혀 촬영을 핑계로 데려왔다.

병원에 데려가 살펴보니 순심이는 한쪽 눈이 실명됐고 자궁 축농증이 심해 바로 수수을 받아야 하는 상태였다.

그렇게 녀석을 보호소로 돌려보내지 못하고 함께 살게 됐고, 너무 순해서 이름은 순심이로 지었다.

SBS ‘힐링캠프’

2012년 4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이효리는 순심이를 만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털어놨다.

“한때 예쁨을 받다가 병들거나 늙으면 버려지는 동물들을 보면서 연예인인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기 있을 때는 사랑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내 처지와 겹쳐져 마음이 짠했다. 버려진 순심이를 만나 시간을 함께 하면서 나의 모습을 봤다. 내면에 자리했던 상처가 치유되고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됐다.”

JTBC ‘효리네 민박’

이효리는 그때 이후 전과 다른 가치를 위해 노력했다.

외면보다 내면을 가꾸며 채식을 시작했고, 동물보호와 자연환경 보호에 앞장섰다.

상업광고 대신 유기동물 보호나 사회적 기업 광고에 얼굴을 비췄다.

수년 동안 별다른 활동 없이도 이효리는 행보는 늘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효리는 지난 9월 SNS를 폐쇄하기 전까지 유기동물 입양을 홍보하며 순심이를 비롯한 다른 반려동물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효리와 애틋한 인연이 있는 순심이는 방송과 화보를 통해 대중에 익숙한 녀석이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팬들은 순심이의 행복의 빌며 이효리에게 위로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