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로 사망한 신혼부부 남편의 마지막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음성)

황효정
2020년 05월 6일 오후 2:5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6

마지막 순간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던 남편은 숨을 거두기 전 있는 힘을 다해 “자기야”라는 목소리를 남겼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7분께,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창고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3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중앙일보와 OBS 등 언론은 참사의 희생자 중 한 명인 김모 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김씨는 결혼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날은 김씨 부부의 1주년 결혼기념일을 열흘가량 앞둔 날이었고 마침 가족 모임도 있었다.

김씨 또한 아내와 함께 가족 모임에 참석하려 했다. 지인이 일손이 모자란다며 도움을 청했고, 김씨는 아내에게 “금방 올게”라는 말을 남긴 뒤 일터로 향했다.

OBS

얼마 뒤 아내 박모 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는 여느 때처럼 밝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쇼~”

“자기야… 안 되겠다…”

김씨는 화재 발생 직후 5분가량 탈출구를 찾다 결국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는 상황에서 있는 힘을 다해 아내를 불렀지만, 그 뒤로 전화는 뚝 끊겼다.

OBS

아내는 유품으로 돌아온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녹음된 마지막 목소리를 들었다.

아내 박모 씨는 당시 자동 녹음된 음성을 언론에 공개하며 “남편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아내는 “나오려고 그랬나 보다. 근데 ‘안 되겠다’고 그러더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원래 작은 설비 업체의 대표로 개인 사업을 하던 사람이었다.

지인의 부탁으로 딱 이틀 동안만 이천 물류창고 일을 도와주기로 했었다. 그 이틀째 되는 날 사고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