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제주에서 자가격리 하고 싶어” 방역당국 힘 빠지게 하는 황당 민원

이서현
2020년 05월 2일 오전 10: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7

방역을 위해 ‘특별 입도 절차’를 시행하는 제주도에 황당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초 서울에서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주도 출신 단체 관광객이라고 밝힌 이 민원인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돌아가고 싶으니 단체 관광객의 제주행 비행기 편을 예약해 달라”고 요구했다.

도 보건당국은 이 요구가 방역 활동과 무관한 무리한 민원이라 판단, 요구를 거부했지만 오랜 시간 진땀을 빼야 했다.

제주 유채꽃 광장 갈아엎는 트랙터 | 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 방문 이력이 있어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다른 지역 출신의 한 시민은 “제주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가격리해도 되느냐”며 문의했다.

도 관계자는 “제주도를 피난처로 생각해 제주에서 격리하고 싶다고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가 격리는 원칙적으로 본인의 거주지에서만 가능하다. 본인이 예약한 호텔, 펜션 등은 자가격리시설로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입도 검역 강화한 제주국제공항 | 연합뉴스

지난달 2일과 3일에는 제주공항에 도착했던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한국인 8명이 도의 특별 입도 절차에 따른 진단검사와 2주간의 격리 권고를 거부하고 관광을 하겠다고 주장해 마찰을 빚었다.

도 보건당국은 이들 8명이 입도를 막고 다른 지역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또, 장난으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다고 신고하거나 자가격리 자가 생활지원금 등 경제적 보상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무리한 민원에 대응하느라 도의 행정력이 낭비되는 상황이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제주도는 아름다운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70만 도민의 삶의 터전”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