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진 “자연면역이 더 오래 지속된다”

하석원
2021년 12월 12일 오후 8:46 업데이트: 2021년 12월 13일 오후 4:08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이 획득한 자연면역이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면역보다 우수하다는 새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판 카이스트인 테크니온 공과대 연구진이 지난 8~9월 보건당국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중증 사례가 자연면역 획득자의 감염·증중 사례보다 많았다.

자연면역 획득자들은 회복 후 4~6개월 동안 10만명 당 10.5명의 감염률을 보였지만, 백신 접종자들은 10만명 당 69.2명으로 7배에 가까웠다.

또한 백신 접종자 0.9%가 중증 환자였지만 자연면역 획득자는 그 절반가량인 0.5%에 그쳤다.

연구진은 백신면역과 자연면역 모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보호력이 약해졌지만, 백신면역의 감소폭이 더 컸다고 전했다.

조사 대상자 중 백신면역 그룹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야어 골드버그 테크니온 부교수는 “백신면역과 자연면역 모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델타 변이에 대한 보호력이 떨어졌다”며 보호력 회복에 있어 추가접종(부스터샷)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자연면역 획득자 그룹의 규모나 조사기간이 백신면역 획득자 그룹에 비해 작거나 짧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로나19 방역에 사용되는 화이자, 모더나 등은 중화항체를 형성해 바이러스에 대항하도록 한다. 하지만, 중화항체는 형성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 농도가 떨어져 효능이 약해진다.

반면 일반적으로 면역력을 결정짓는 T세포, B세포 면역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감소하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죽여 제거하는 T세포는 해당 기억을 보존했다가 다시 감염이 일어나면 활성화된다. B세포는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체생성을 조정해 면역에 관여한다.

따라서 중화항체에 초점을 맞춘 기존 백신과 달리 면역이 오래 유지되는 T세포 면역에 중점을 둔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학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신면역, 자연면역 모두 코로나19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알려져 있다.

카타르의 연구진은 일단 면역을 보유하면 중증 위험이 90% 감소한다고 밝혔다.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도 여전히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학계 견해가 엇갈린다.

자연면역 획득 후 백신을 접종한 이들의 면역을 ‘하이브리드(복합) 면역’이라고 부르는데, 미국 백악관 감염병 관리 최고 책임자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 등 미 보건당국 고위 책임자들은 복합 면역을 지지하고 있다. 보호력이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네소타 의과대학 감염병 전문의 데이비드 불웨어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감염 후 회복한 사람이 백신을 맞아 얻은 복합면역은 다른 어떤 면역보다 강한 보호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스라엘 연구진 역시 자연면역 획득자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그러나 모두가 복합면역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예일대 공중보건대 하비 리쉬 감
염병학 교수는 “코로나에서 회복한 후라면 백신을 맞아도 별 이득이 없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자연면역 획득자가 백신을 맞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백신 접종기관의 자율적 신고로 운영되는 미 질병관리센터의 백신부작용보고시스템(VAERS)에는 일반 접종자에 비해 자연면역 획득자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나타낼 비율이 높게 보고되고 있다.

불웨어 박사는 “잠재적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은 백신 감염 후 회복했다면 최소 6개월은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중공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