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결혼식인데..” 하객 50인 제한하라는 정부 조치에 ‘멘붕’ 온 예비부부들

이현주
2020년 08월 20일 오후 5: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7

“이번 주말 결혼식인데, 코로나 때문에 결혼하기 정말 힘드네요.”

코로나 급확산으로 수도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됐다.

이에 당장 이번 주말 결혼식을 앞둔 예비 부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픽사베이

지난 18일 정부는 수도권의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 모임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일생일대의 중요 행사인 ‘결혼식’도 포함돼 있다.

결혼식장 내 뷔페식당은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거리두기 2단계에서 운영할 수 없다.

예식장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뉴스1

이로 인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비부부들의 걱정 어린 글이 줄을 이었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던 예비 부부들은 “청첩장도 이미 다 돌렸는데 머리 아프다”, “50명만 부르는 결혼식이 무슨 의미가 있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역 작업 중인 예식장 직원/연합뉴스

하객을 제한하려면 이미 청첩장을 돌린 하객들에게 “오지 말라”고 해야 하는데 그 과정도 쉽지 않다.

심지어 해당 조치를 위반하면 결혼식 주최 측 뿐만 아니라 참석자 모두가 벌금 300만원을 내야 한다.

앞서 예식업중앙회는 지난 3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요청에 따라 고객이 결혼식 연기를 원하면 위약금 없이 석 달 동안 결혼식을 미뤄줬다.

연합뉴스

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주나 다음 주 결혼식 잡은 분들 중 상당수가 지난 3~4월에 연기한 예비부부들”이라며 “이미 위약금 없이 1번 연기해 준 상황이라 회원사들의 생각을 듣지 않고 중앙회가 일방적으로 발표할 수 없어서 현재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결혼식 예식장 예약은 보통 200∼300명의 최소 보증 인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지키며 결혼식/연합뉴스

하객이 이보다 적게 오더라도 계약된 인원만큼 돈을 받고 있다.

하객 수를 줄여서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예비부부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