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는구나” 했던 사고 당하고도 차분함 유지한 ‘침착맨’ 차주

정경환 기자
2019년 10월 27일 오전 11:1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0

갑작스러운 차량 진입으로 큰 인명피해가 날뻔한 상황에서 잘 대처한 운전자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아내와 함께 인천의 한 고속도로를 달리던 블랙박스 차량 운전자 이효원 씨.

평소에도 자주 이곳을 지나던 그에게 한 대형 화물차는 악몽과도 같은 경험을 안겨줬다.

피해차 후면을 들이받는 대형 화물차 | 연합뉴스

사고 당일 차선을 따라 달리고 있던 이씨의 차량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순간 차량 결함이나 도로 문제를 떠올렸지만 이 사고는 다름 아닌 왼쪽 차선에 있던 대형 화물차가 이씨 차선으로 밀고 들어오며 이씨의 차량 후면을 밀었기 때문이다.

이씨와 아내는 함께 비명을 지르며 ‘이대로 죽는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SBS ‘맨인블랙박스’

차체 높고 바퀴가 큰 화물차가 그대로 이씨의 차량을 밟고 올라가는 등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금방 트럭에서 빠져나온 이씨의 차량은 왼쪽 가드레일을 충돌하곤 멈춰 섰다.

그러나 뒤에서 따라오던 차들이 급정거하면서 서로 추돌하는 2차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SBS ‘맨인블랙박스’

차에서 내린 이씨는 가슴 철렁한 사고 뒤에도 오히려 따라오던 운전자에게 “괜찮으세요?”라고 물으며 상대의 안전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화물차 운전자는 사과는커녕 적반하장으로 이씨에게 큰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에 이씨가 “저희는 차로를 지키고 가고 있었는데 화물차가 밀고 들어왔거든요”라고 말했지만, 화물차 운전자는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로 변경을 했는데 당신이 밀고 들어왔다”며 언성을 높였다.

그래도 이씨는 “무슨 소리예요. 제가 어딜 밀고 들어갔어요”, “왜 들어와요. 차선 넘어오신 분이잖아요 왜 넘어와요. 차선을”이라며 마지막까지 존댓말을 잊지 않고 화물차 운전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SBS ‘맨인블랙박스’

다른 사람이라면 욕이 먼저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임에도 이 씨는 끝까지 존댓말을 하며

물론 화물차 운전자도 사각지대에 있던 이씨의 차량을 보기 힘들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살까지 찌푸리게 했다.

반면 고급 SUV를 구매한 지 2주 만에 사고를 당하고 가해자로 몰리기까지 했던 이씨는 인터뷰를 통해 “화물차 운전자의 실수가 다른 운전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좀 더 성숙한 자세로 운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사고 차주가 성인군자네…”, “침착한 설명에 목소리까지 좋네”라며 이씨를 칭찬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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