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적 줄세우기가 미국을 전체주의로 떠민다” 전문가들 경고

페트르 스바브
2021년 01월 29일 오후 9:20 업데이트: 2021년 05월 22일 오후 1:44

현대 전체주의 이데올로기 관련 여러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공공 및 민간 부문 권위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근절하는 행동은 정당화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으면서 미국이 전체주의 국가로 형성돼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자유의 땅’에서 파시즘 및 사회주의가 부상하는 것에 대해 경고해왔다. 그간 파시즘이나 사회주의는 개별적인 사건이나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데 그칠 정도로  분열됐고 희미해졌다. 그러나 마이클 렉텐왈드전 뉴욕대학교 인문교수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사건들 – 겉보기에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퍼즐처럼 보이는 사건들 – 이 서로 맞아떨어지며 포괄적인 규제 체제를 형성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인, 정부 관료, 대기업, 기성 학계, 싱크탱크, 비영리 단체, 미디어, 심지어 풀뿌리 운동 등 모든 분야에서 가당치도 않은 어떤 사악한 목적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이 새로 형성된 정권을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거나 허를 찔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정도면 미국 대부분이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닐까?

이에 대해 마이클 전 교수는 실은 거대한 음모는 없었으며 단지 이념적 정치 지지와 약간의 비공식적 협력이 필요했을 뿐이라는 사실이 현재 처한 현실로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마이클 전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지배 조직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주의 정권은 그 이념의 뿌리가 정치적 동기의 강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진정 전체주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정권의 힘이 아직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점점 더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건국의 전통적인 신념과 소중히 간직해온 권리들이 정립한 폭정의 정의‧가치‧균형 등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사회주의 영향은 미국 사회 전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소득, 인구,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최근 미국인들은 직장에서 해고되고, 은행이나 SNS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을 박탈당하고, 또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거나 정치적 하층 계급에 속한다는 이유로 사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권에 의해 허가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접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일부 인사는 사회 내 많은 사람을 ‘극단주의자’와 ‘재교육이 필요한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면서 다음 단계를 그리고 있다.

해당 정권의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취임과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 지난 1월 6일 발생한 캐피톨 사건 등 최근 몇 년간의 사건들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뿌리는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말 전체주의 정권인가?

전체주의 정권은 흔히 경제와 언론을 검열하며 무력으로 이견을 잠재우는 독재자가 이끄는 정부라고 여겨진다.

사실 정권은 처음에는 사회 모든 측면을 통제할 필요가 없다. 권력을 당당하게 주장하기 위해서다.

나치 독일의 지도자였던 아돌프 히틀러는 산업계 지도자들이 자신을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거나 협박하기도 하며, 또는 업계 간부들을 당원으로 교체하는 등 경제를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했다.

어디서 본 듯한 모양새다. 미국 내 전체주의 정권은 정책 시행을 목적으로 미국 기업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온라인 여론 및 언론인들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구조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협박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히틀러는 처음에 정부 검열을 통해 정보를 통제하지 않고 사적 단체인 길거리 폭력배들, 이른바 ‘갈색 셔츠(brown shirts)’를 통해 통제했다. 자신의 반대자들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행위를 위협하고 물리적으로 막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전술은 ‘안티파(Antifa)’와 같은 폭력적인 활동가들이 대중 연설자들의 발언을 막고 무산시키는 행위와 유사하다.

이에 반대하는 미국 내 언론들 또한 아직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다른 방식으로 방해받고 있다.

오늘날은 디지털 시대다. 오늘날 미디어는 주로 페이스북과 구글이 지배하는 SNS와 웹 검색을 통한다. 페이스북과 구글 모두 반대 언론을 단속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방식이다. 구글은 검색 결과를 보여줄 때 권위적이라고 여겨지는 출처를 선호한다. 검색 결과를 살펴볼 때, 구글은 자사와 이념적으로 가까운 언론을 권위 있는 언론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노출이 많이 되는 언론일수록 영향력이 더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그 반대 성향의 언론은 권위가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콘텐츠에 ‘거짓’이라고 표시할 수 있는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제3자 사실관계 확인자(팩트체커)’라는 직함으로 불리는 이 직원들은 사실상 페이스북과 이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다.

이에 대항해 대체 소셜 미디어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팰러(Parler)’에 의해 입증됐다. 팰러는 아마존 서버에서는 퇴출당하고 구글과 애플에 의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종료됐다. 한마디로 실패했다는 의미다.

아직 전체주의 정권이 반대 목소리를 명시적으로 겨냥한 미국 법은 없다. 그러나 선별적이고 정치적인 강제 집행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미국 연방 국세청의 표적 세무조사가 첫 번째 예시다. 퇴임한 트럼프의 최측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민주당 성향의 앤드류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을 두고 가해진 차별 대우도 그 예다. 두 인물은 모두 수사관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단 한 명만 기소됐다.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코로나19 관련 규제들이 일반적인 행동들을 두고도 ‘불법’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전체주의 이념

“‘전체주의를 지적인 요소들의 복합체로서 묶어주는’ 요소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재창조하려는 야망이다. 새로운 사람을 창조하려는 의도다”

리처드 쇼텐(Richard Shorten)이 ‘모더니즘과 전체주의’에서 쓴 표현이다.

위 말처럼 다양한 이데올로기가 겉으로는 변화를 내세웠으나 결국은 야망을 드러내 왔다.

공산주의 선언의 공동 저자인 칼 마르크스는 사회주의가 “사회화된 사람, 즉 생산자들이 자연과의 교류를 합리적으로 규제하고, 맹목적인 세력들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공동 지배하에 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경제 통제를 뜻한다.

히틀러는 인종을 우선으로 살폈다. 히틀러는 “유대인 같은 ‘부족한 인종’을 사회에서 제거함으로써 사람들이 ‘사회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가장 지배적인 이데올로기 이론은 이른바 비판적인 이론에서 출발했다. 비판적 이론에 따르면 완전한 사회는 ‘평등’에 의해 정의된다. 다시 말해 인구통계학적 범주에서 사람들의 소득 등 차이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백인 패권주의를 없애는 게 목표다.

이 같은 이데올로기는 보통 국가나 세계 통일을 제창하며 집단주의를 규정한다. 그러나 해당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사상가들도 속으로는 인류가 결코 자발적으로 평등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실제로는 엘리트주의적이고 독재적이다.

마르크스는 혁명은 자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 예언했다. 그러나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고, 소련의 블라디미르 레닌은 결국 혁명에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냉소적인 이론’의 저자 제임스 린제이(James Lindsay)는 “문제는 더 큰 이익을 위해 혁명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목마로 삼으려는 몇몇 정당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지적 기반은 신나치주의자와 아나코-공산주의자, 심지어는 진보주의자, 신자유주의자, 신보수주의자에 이르기까지 현재 존재하는 많은 정치 세력의 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때문에 오늘날 많은 사람이 신자유주의나 진보를 위해서는 기존 자유주의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이 같은 이념들이 암묵적으로 전체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필연적으로 전체주의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이념 로드맵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현재 현실에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 있다.
2. 사회 전체의 승인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 있다.
3. 그 계획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재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4. 설득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강제로라도 재교육이 필요하다.
5. 끝까지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없어져야 한다.

이 중 4, 5번은 이미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스타모스(Alex Stamos) 전 페이스북 임원은 최근 지난해 선거 결과에 대한 광범위한 심문을 ‘폭력적 극단주의’라고 규정했다.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IS 테러 집단이 배포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차단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번 문제를 차단,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알렉스 전 임원은 “핵심 문제는 전통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에게 매우 넓은 범위의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권리를 줬으며 이것이 더욱더 급진적인 대체 매체의 출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렉스 전 의원은 반대파에 동조한 미국인들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알렉스 전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이런 사람들을 주류로 되돌리고 우리와 의견이 일치하게 만들 수 있겠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른바 ‘주류’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부정투표로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법정에서 증명되지 않았다. 그러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이다. 지난 6월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개표를 방해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누구나 극단주의자이고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다.

병력 수만 명이 모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켰다. 스티브 코헨 미국 하원의원은 최근 CNN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모든 경호원이 ‘용의자 집단’에 속했다”고 언급했다.

제임스 코미(James Comey) 전 FBI 국장은 최근 “공화당은 소멸하거나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보수주의 영화제작자인 디네시 디수자(Dinesh D’Souza)는 이를 두고 팟캐스트 방송에서 “그들은 일당 독재 국가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그들이 반대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그들은 허울 좋은 반대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마르크스는 세계의 병폐를 자본가 탓으로 돌리고, 히틀러는 유대인 탓으로 돌렸다. 현 정권은 백인 우월주의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

“백인 우월주의자의 쿠데타 시도를 선동한 공화당 의원들을 추방하라”고 발언한 코리 부시(Cori Bush) 하원의원의 트윗은 약 30만 건의 ‘좋아요’를 얻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 매체 ‘데일리 비스트(Daily Beast)는 “비밀경찰이 극단주의자 미국인을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주목받을 만한 이유”라고 평했다.

이번 정권 아래 지도자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부정선거 의혹은 테러 선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구글 소유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선거 조작 콘텐츠를 금지하거나 경고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반체제 인사들을 불온한 소문을 퍼뜨려 국가를 전복하려 하는 인물로 낙인찍는 중국 공산정권의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대안은 무엇일까?

세계를 근본적으로 재편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본질적으로 전체주의적인 요구라면, 세계는 어떻게 이런 시도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전체주의가 본질적으로 이념에 대한 충성을 요구한다면, 충성 없이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은 개인의 권리가 천부적인 것(신에게 부여받은 것)이며 이는 다른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기초한 나라다. 인간의 도덕은 신성한 것이라는 전통적인 믿음에 뿌리를 둔 이 가치관은 가장 큰 방패가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신을 믿지 않는다 해도, 신의 이상(理想)을 믿을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 자신의 편견을 뛰어넘는 중재자를 배치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없애고 그걸 합리화할 수 있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전 교수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