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쏟아진 中공산당 양회…‘중국제조 2025’도 비판

장둔(張頓)
2019년 03월 23일 오후 12:10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오후 4:29

올해 중공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통칭)에서 중국 공산당은 양회의 대표 발언을 엄격히 통제했지만, 여전히 다른 의견이 많이 쏟아져 나왔으며, 일부는 매우 날카로운 비판도 제기했다. 예를 들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전(前) 재정부 장관은 ‘중국제조 2025’ 계획은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올해의 정부 업무보고에 이의를 제기한 대표도 있었다.

발언 엄격히 통제했지만 이견 터져 나와

양회가 지난 3월 3일부터 15일까지 베이징에 열렸다. 홍콩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양회에 참석하는 인민대표대회 대표와 정치협상회의 위원에게 외신에 자신의 견해를 밝혀선 안 된다는 ‘함구령’을 내렸다.

또 다른 홍콩 언론은 “중국 당국은 인대 대표나 정협위원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며, 수행원이나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거나 대신 보관하는 것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자는 통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어떤 이들은 “마음대로 인터뷰할 수 없다”고 답했고, 어떤 이들은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여전히 양회 대표와 위원들의 다른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례적으로 논쟁 증가

지난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올해의 베이징 ‘양회’ 내부에서 여러 목소리가 많이 새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현실 사회에서 중국 공산당은 ‘단결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정책에 대한 논쟁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비공개회의에서는 이런 논쟁을 하기도 한다.

또한 “대다수의 양회 대표와 위원은 기자들에게 어떠한 비판적인 이야기도 하지 않기 위해 공식 노선을 취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올해의 양회에서는 다른 의견이 크게 증가했다.

예를 들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전(前) 재정부 장관이자 정협외사위원회 주임, 예다보(葉大波) 전직 외교관이자 정협외사위원회 위원, 쿵취안(孔泉) 중국외사공작지도부 사무실 상무부주임이자 정협외사위원회 부주임 및 저우리(周力) 외사위원회 위원 등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제조 2025’ 계획도 비판

러우지웨이(樓繼偉) 전(前) 재정부 장관은 “중국 정부가 내놓은 ‘중국제조 2025’ 계획은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는 것으로, 정부는 2025년의 목표를 제시할 필요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러우지웨이는 “나는 처음부터 중국제조 2025를 반대했고, 지금도 이 계획을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올해 중국 정부 업무보고서에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3년 동안의 정부 업무보고서에는 이 계획에 대해 항상 나와 있었고, 중국 당국에 의해 대대적으로 선전됐었다. 또한 이 가운데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의 많은 보조금 지급과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 강요 같은 조치는 미국 및 기타 서방국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위안자쥔(袁家軍) 중국 인대대표이자 저장성(浙江省) 성장은 중국제조 2025 계획에 관해 발언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여러 외교관, 불만 표출

예다보(葉大波) 중국정협 외사위원회 위원은 올해 정부업무보고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의 ‘일대일로’ 협력상에서 그들이 원하는 만큼 매끄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예다보는 중국과 일부 국가의 협력이 전면적이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는 일부 특정 항목에서만 협력을 이뤘다. 따라서 나는 우리가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하기보단 ‘협력 영역이 늘고 있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쿵취안(孔泉) 외사부사무실 부주임은 정부 업무보고에서 미중 무역분쟁 내용이 포함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저우리(周力) 외사위원회 멤버도 “정부 업무보고에는 미국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비판해온 중국의 ‘공정 경쟁의 원칙’이라는 용어가 들어가선 안 된다”라고 했다.

정부업무보고서 작성 난항, 고위층 분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난 지난 15일, 정부업무보고 초안 작성팀 멤버 중 한 명인 궈웨이(郭瑋) 중국 국무원 연구실 부주임은 기자회견에서 정부 업무보고의 ‘난항’ 과정을 밝혔다.

그는 “보고서를 양회 대표와 위원들에게 제출하기 전, 정치국 상무회의와 정치국회의가 보고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의견’을 냈다. 또한 국무원 간부회의와 국무원 전체회의도 잇따라 보고서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라고 했다.

그는 또한 “보고서를 양회 대표와 위원들에게 제출한 후, 위원들이 또다시 낸 여러 의견이나 건의를 가지고 83곳을 수정했다. 보고서 수정 전에는 1만9300여 자였는데 수정 후에는 2만200여 자로, 800자가량 늘어났다”라고 덧붙였다.

시사평론가 스스(石實)는 “중국 정부가 ‘정부업무보고’의 ‘난항’ 과정을 밝힌 것은 공산당 고위층 내부의 견해차가 심각했음을 나타낸다. 보고서가 양회에 제출된 후에도 양회 의원들이 또다시 많은 이의를 제기한 것은 고위층과 대표들 사이에도 심각한 의견차가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중국 뉴미디어 등의 언론이 모두 공산당 고위층이 심각하게 분열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했고, 어떤 사람은 심지어 정치국 회의에서 책상을 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일반적으로 외부에서는 지난해 이후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고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가뜩이나 사분오열 돼 있던 고위층이 더욱 분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